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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스펀 VS 워런버핏 "누구 의견을 따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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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스펀 VS 워런버핏 "누구 의견을 따를까"

입력
2007.09.17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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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에 혼란이 있을 때는 가치를 잘못 산정할 가능성이 높아져 투자기회가 많아진다. 지금이 저가매수의 기회다”(워런 버핏 버크셔 헤더웨이 회장ㆍ8월16일 언론 인터뷰에서)

“현재의 금융위기는 1987년 주가 대폭락, 1998년 롱텀캐피털(LTCM) 파산은 물론, 1837년 부동산 버블붕괴, 1907년 은행위기 때와도 유사하다”(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ㆍ9월7일 행사에서)

두 달 가까이 지속중인 전세계적 조정장세에 대해 세계 경제의 두 거물들은 상반된 의견을 내놓은 상태. 버핏의 말대로라면 지금이야말로 (다시 오르기 전) 좋은 주식을 싸게 살 기회지만 그린스펀에 따르면 다가올 더 큰 위기를 대비해 바짝 엎드려야 할 듯 싶다.

과연 누구 말을 따라야 할까.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에게 ‘양자택일’을 의뢰했다. 결과는 5대2로 버핏(낙관론)의 압승. 전문가들의 논리를 들어보자.

버핏에게 표를 던진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세계 경제가 이미 미국 일변도의 구조에서 중국 등 신흥시장의 비중이 커진 ‘다핵’구조로 바뀌었다는 점을 들었다.

메리츠증권 윤세욱 리서치센터장은 “중국은 향후 적어도 2,3년간 10%대 고성장을 지속하면서 세계경제를 견인할 것”이라며 “우리 증시도 미국보다는 중국과 연결고리가 강해지면서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 비중(13%)이 대중국(27%)의 절반 정도여서 미국 증시의 영향력 역시 과거만큼 절대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CJ투자증권 조익재 센터장은 “현재의 금융위기는 1990년대 일어났던 위기와 달리 미국 내부에서 발생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과거처럼 미국내 자산이 안전자산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대신 비(非)달러자산 선호현상이 강해지고 있다는 것. 그는 이미 고점을 돌파한 유로화나 원자재를 바탕으로 상승중인 중국 경제 등을 예로 들었다.

대신증권 구희진 센터장은 “2000년대 들어 산업구조의 변화가 신흥시장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신흥시장에서 새로운 소비계층이 출현해 풍부한 유동성을 제공하고 이 유동성이 금융시장의 새로운 상승을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하나의 낙관적 근거는 미국 경제가 우려만큼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는 점. 미래에셋증권 이정호 센터장은 “미국은 소비위축으로 어느 정도 타격을 받겠지만 미국 기업들이 해외투자에서 막대한 이익을 내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하나대투증권 김영익 부사장도 “미국의 실물경기 악화가 10월 이후에는 수그러들며 점차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그린스펀 식의 경고도 있다. 교보증권 이종우 센터장은 이번 신용경색 사태로 지난 5년간 지속돼 왔던 각국의 저금리 구조가 종식될 것을 우려했다. 그는 “그동안 글로벌 증시의 대호황은 저금리를 등에 업은 유동성에서 기인한다”며 “하지만 신용경색으로 유동성이 줄어들면서 엔 케리 트레이드(일본자금의 해외투자) 청산 등의 악재가 잇따라 터져 나올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하지만 이런 악재가 ‘쇼크’ 형태로 올지, 순차적으로 올 지에 대해서는 진단을 유보했다.

이미 기업의 이익 창출 능력이 정점에 달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삼성증권 김학주 센터장은 “장밋빛 전망의 근거인 기업실적은 과거 수치에 불과하다. 향후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며 “우리 증시는 기업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과 현재의 글로벌 신용경색을 감안하면 주가는 1,850이 적정선”이라고 말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안형영기자 promethe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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