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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이볜 대만 총통 "누가 뭐래도 UN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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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이볜 대만 총통 "누가 뭐래도 UN 간다"

입력
2007.09.17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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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독자가입을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를 둘러싸고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이 ‘벼랑 끝’ 작전을 펼치고있다.

천 총통은 14일 대만의 유엔 가입 국민투표를 실시하려는데 반대하는 미국을 재차 비난한데 이어 대만의 유엔 가입 신청서를 반려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강도 높게 비난하고 나서 대만의 대 유엔 관계 등 대외 관계 전반에 경색이 불가피해 보인다.

천 총통은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국민투표와 유엔 가입 추진은 미국이 주장하는 것처럼 현 양안관계를 변화시키지 않을 것”이라며 강행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국민투표 추진은 천 총통 소속 민진당이 내년 1월 입법원 선거와 3월 총통 선거에서 유리한 입지를 찾기 위한 정치적 기도’라는 토머스 크리스텐슨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의 비판에 대해서 천 총통은 “나는 대만의 미래에 관한 중대한 결정을 하기 위해 국민의 의사를 확인하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천 총통은 15일 가오슝(高雄)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하는 길에 “국민투표 추진 문제로 미국 대만간 고위급 대화는 중단된 상태”라며 “이는 몇 달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대미 관계 악화를 감수하고서라도 국민투표를 강행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됐다.

그간 천 총통은 중화민국이 아닌 대만이라는 이름으로 유엔에 가입하는 방안을 내년 입법원 선거 전후에 국민투표에 부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미국과 중국은 현 양안관계에 급속한 변화를 초래한다며 강력 반대하고 있다.

천 총통은 또 현 국호인 중화민국이 아닌 대만이라고 적시된 유엔 가입 신청서를 반려한 반기문 사무총장을 맹비난했다. 천 총통은 “반 사무총장은 유엔의 국왕이 아니며 그는 그럴 권리가 없다”며 “반 총장이 하는 말은 중국이 하는 말”이라고 말했다.

천 총통은 반 총장이 1971년 중화민국(대만) 대신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의 회원국 지위를 인정한 유엔총회 결의 2758호에 따라 대만의 가입 신청을 반려했다지만 당시 결의에는 대만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제사회가 대만을 희생시키는 대가로 전리품을 챙겨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대만 독립을 정강으로 내세워 표를 결집시키려는 민진당은 이날 가오슝에서 천 총통, 셰창팅(謝長廷) 대선후보와 50만명의 지지자가 참석하는 유엔 가입 투표 지지 가두 행진을 벌였다. 야당인 국민당도 중부 타이중(臺中)에서 대규모 맞불시위를 진행했다. 대만 정국은 내년 총통 선거에 앞서 유엔 가입 여부로 국론이 분열되면서 극심한 정쟁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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