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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낯뜨거운 '포상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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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낯뜨거운 '포상 파티'

입력
2007.09.17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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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은 세금보다 더 무섭다. 사업을 하려 해도 연금이 부담스러워 엄두를 못 내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 ‘국민연금’ 공을 내세워 포상 받는 그들은 누구인가.”(시민 한모씨가 보건복지부 홈페이지 ‘국민연금 유공자 포상 공고’에 띄운 댓글)

정권 말기의 특수성 때문일까. 보건 당국의 자화자찬성 행사가 잇따르면서 여론이 악화하고 있다.

복지부는 16일 국민연금 창립 20주년 기념식을 17일 서울 송파구 국민연금공단 대강당에서 개최, 국민연금 유공자 110명에게 훈ㆍ포장과 표창을 수상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복지부는 ▦가입자수 1,800만명 돌파 ▦연금수급자 200만명 돌파 ▦적립기금 200조원 달성 등을 대규모 훈ㆍ포장 수여의 이유로 들었다. 복지부는 이에 앞서 7월에는 건강보험 시행 30주년을 기념, 30여명의 관계자에게도 훈장과 포장을 수여했다.

참여정부 임기를 5개월 가량 남긴 시점에서 이뤄진 복지부의 훈ㆍ포장 수여 방침에 대해 전문가는 물론이고 일반 시민의 평가도 부정적이다. 자숙하고 겸손해야 할 사람에게 훈ㆍ포장을 수여하는 것은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행동이라는 것이다.

실제 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펴낸 ‘국민연금ㆍ국민건강보험 재정지출 동향분석’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 건강보험의 과거는 칭찬보다는 질책의 대상에 가깝다.

정부는 국민연금 가입자가 1,800만명을 넘었다고 하지만, 이 가운데 500만명은 실직이나 사업 중단 등의 사유로 연금을 내지 못하고 있다. 예산정책처는 또 “최근 5년간 기금의 주식투자 비중을 10%만 높였어도, 수익률은 연간 1.3%(2007년 기준 2조6,000억원)포인트 가량 증가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예산정책처 관계자는 “보험료 수급체계에 대한 개혁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매년 급증하던 국민연금의 순수입 증가율도 내년부터는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미 30여명이 훈장과 포장을 받은 건강보험도 올해부터 재정수지가 급격히 악화할 전망이다. 보험료 수입을 고려하지 않은 채 보험 보장을 급격히 확대, 2003년 이래 이어진 흑자 기조가 지난해 747억원 적자로 돌아선 데 이어 올해에는 적자폭이 5배 가량 늘어난 3,584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관계자들이 구조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근무하는 것은 인정하지만, 국민들로부터 칭찬을 받을 정도는 아니다”라며 “당국의 훈ㆍ포장 수여는 성급한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4명의 현직 기자가 참여하는 홍보대책협의회 구성을 추진하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8월말 기존의 기사송고실까지 폐쇄한 식약청이 갑자기 언론과의 이해 증진을 명분으로 매월 10만원을 참가 수당으로 지급하는 협의회를 왜 추진하는지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보건 행정의 컨트롤 타워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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