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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작품 미술경매서 '특급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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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작품 미술경매서 '특급태풍'

입력
2007.09.17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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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작품도 거뜬하게 소화했다. ‘신정아 파문’에도 불구하고 미술품 경매시장은 활황세를 멈추지 않았다.

미국 팝 아티스트 앤디 워홀의 ‘자화상’이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15, 16일 열린 서울옥션 108회 경매에서 최고가인 27억원(추정가 27억~30억원)에 낙찰되며 국내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외국작품으로 기록됐다. 뒤를 이은 작품은 전후 독일미술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회색구름’으로 25억원2,000만원(추정가 30억~35억원)에 낙찰됐다.

리히터는 ‘추상’을 18억6,000만원(추정가 18억~20억원)에 팔아치우며 이날 경매의 최고가 2, 3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고, 워홀의 ‘마오’도 18억원(추정가 20억~25억원)에 낙찰되며 세계 미술시장의 초특급 스타다운 ‘이름값’을 했다. 지금까지 국내 경매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외국 작품은 2001년 7억4,000만원에 팔린 안젤름 키퍼의 작품이었으나, 이날 경매에서 상위 4위를 독식한 외국작품들이 모두 18억원 이상을 기록함에 따라 키퍼는 순식간에 뒤로 밀렸다.

양일에 걸쳐 진행된 서울옥션의 이번 경매는 총 낙찰금액 363억3,215만원으로 단일 경매로는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주요작품이 출품된 15일 하루 낙찰총액만 303억4,430만원으로 종전 일일 낙찰총액 기록이었던 123억8,360만원을 가볍게 뛰어넘었다. 이날 낙찰률은 79.1%로 다소 낮았지만 낙찰 작품들의 가격이 워낙 고가라 무난히 기록 경신이 가능했다.

국내 작가들의 작품도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우며 기록 경신 릴레이를 펼쳤다. 블루칩 중의 블루칩으로 꼽히는 이우환의 ‘선으로부터’가 16억원에 팔리며 국내 생존 작가의 작품 중 가장 비싸게 팔린 작품으로 기록됐다. 이우환의 이전 최고 기록은 7월 경매에서 세운 13억5,000만원이었다.

시장의 뜨거운 러브콜을 받고 있는 김종학과 오치균의 작품도 새로운 고지에 올랐다. 11점이 출품돼 10점이 낙찰된 김종학은 ‘풍경’이 5억7,000만원에 팔리며 작가 최고가를 경신했다. 출품작 8점이 모두 낙찰된 오치균의 ‘길’도 5억원에 낙찰되며 1억5,000만원이었던 이전 최고가 기록을 훌쩍 뛰어넘었다.

운보 김기창의 ‘태양을 먹은 새’는 추정가(2,500만~3,000만원)의 7배인 1억7,800만원에 낙찰돼 추정가 대비 낙찰가가 가장 높은 작품으로 기록됐다. 반면 천경자의 대표작인 ‘미인도’ 시리즈가 유찰되고, 한국 근대미술의 대표작가인 이인성의 작품들이 적극적인 호응을 얻지 못하는 등 의외의 결과를 낳기도 했다. 특히 한국화는 수작이 대거 출품된 청전 이상범의 작품도 외면 받는 등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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