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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극복할 수 있다] 1부 암치료, 현재와 미래 <9> 후두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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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극복할 수 있다] 1부 암치료, 현재와 미래 <9> 후두암

입력
2007.09.17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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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임원인 김모(54)씨는 3~4개월 전부터 갑자기 목소리가 변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스트레스가 심해 담배를 많이 피워서 그러려니 했지만 점점 쉰 목소리가 심해져 병원을 찾았다. 이비인후과에서 후두경으로 검사한 결과, 초기 후두암 판정을 받았다. 다행히 초기 암으로 판정됐고, 입 안으로 레이저 후두절제술을 받게 됐다. 김씨는 수술을 받은 지 3년이 지났지만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

후두암은 머리와 목 부분에서 발생하는 암의 25~30%를 차지할 정도로 빈도가 잦으며, 50, 60대 남성 흡연자에게서 주로 발생한다. 최근 여성 흡연인구 증가로 1973년 남녀비가 5.9대 1에서 1999년 4.8대 1로 여성환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후두암을 일으키게 하는 대표적 원인은 흡연이다. 전체 후두암 환자의 95% 이상이 담배를 심하게 피운 경험이 있는 사람이었다. 외국 조사에 따르면 흡연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최고 80배까지 후두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 따라서 후두암을 예방하는 최상의 방법은 금연이며 50세 전에 금연하면 흡연을 계속하는 사람보다 향후 15년 이내 사망할 확률이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또한 과도한 음주, 대기 속의 니켈, 크롬, 석면 등 각종 화학물질, 헤르페스ㆍ인유두종바이러스(HPV) 등 각종 바이러스, 비타민 A 부족 등이 후두암을 일으키는 요인이다.

후두암에 걸리면 암세포가 생긴 후두 부위에 따라 증상이 약간씩 다르지만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은 목소리의 변화다. 그러므로 40대 이상 흡연자가 특별한 이유없이 2주 이상 쉰 목소리가 나면 반드시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찾아 후두암 검사를 받아 보는 게 좋다.

비교적 발병 초기에 쉰 목소리가 나므로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면 조기 진단이 잘 된다. 또한 후두를 감싸고 있는 연골 때문에 암이 잘 퍼지지 않아 조기 발견하면 거의 100% 완치할 수 있다.

후두암 치료법은 일반적인 암 치료법인 수술, 방사선 요법, 항암제 등이 모두 사용된다. 1~2기의 초기 후두암은 간편한 내시경 시술이나 방사선 치료로도 80~90% 정도 완치율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해당 암세포 부위를 증발시키는 레이저치료법으로 좋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 3~4기의 진행암에서는 단독 요법보다는 수술, 방사선 요법, 항암제 치료법을 병행해서 쓰는 ‘칵테일 요법’이 주로 사용된다. 수술을 할 경우에도 성대를 모두 잘라내기도 하지만 후두를 일부 남겨두는 수술도 시행되고 있다. 수술로 후두를 제거했다고 해도 식사는 정상적으로 할 수 있고 발성기능도 재활치료로 되찾을 수 있어 사회생활에도 큰 문제가 없다.

현재 발성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치료법으로는 전기면도기처럼 생긴 인공 후두를 사용해 발성하는 ‘인공 후두 사용법’과 아무런 장치 없이도 발성할 수 있는 ‘식도 발성법’이 있다.

인공 후두 사용법은 SF영화 속의 로봇이 내는 기계음을 말한다. 식도 발성법은 공기를 식도 내로 들이마신 뒤 복압(腹壓)을 이용해 식도 입구를 진동시켜 원하는 소리를 내게 하는 것이다. 배우는 과정이 힘들고 시간이 걸리지만 일단 배우고 나면 스스로 목소리를 내어 언제 어디서나 자기 의사를 표현하고 전화는 물론 간단한 노래도 부를 수 있다.

<도움말= 강남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김민식 교수, 삼성서울병원 백정환 영동세브란스병원 최홍식 교수>

권대익기자 dkwon@hk.co.kr

■ 암을 말한다/ "담배 끊고 꾸준히 운동… 뻔한 얘기지만 비책이죠"

외래 진료를 하다 보면, 많은 사람이 암에 걸리지 않는 비책을 묻곤 한다. 구체적으로 어느 식품이 몸에 좋다고 하는데 괜찮겠냐, 어느 영양제를 먹고 완치되었다는데, 가족이 암인데 내가 걸릴 확률은 어떤가 등등 질문이 끝없다. 암은 속절없이 당할 수밖에 없는 질환인가?

미국 통계에 따르면 암으로 인해 매년 사망하는 환자의 1/3은 흡연이 원인이며 또 다른 1/3은 식이와 활동 습관이 원인이라고 한다. 암 예방을 위한 건강한 생활은 어떤 것일까?

첫째, 무조건 금연해야 한다. 흡연은 흡연하는 자신은 물론 주위 사람에게 암 위험도를 증가시킨다. 흡연은 폐암 위암 방광암 식도암 구강인두암 후두암 췌장암 신장암 원인이다. 급성골수성백혈병 자궁경부암 대장암 간암과도 관계 있다.

흡연량과 기간이 길어질수록 암 위험도가 커진다. 또한 흡연과 술은 상승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구강암과 식도암 폐암의 위험도를 높인다. 폐암의 90% 이상이 흡연과 연관돼 있으며 흡연자는 금연자보다 10~20배의 폐암 위험도를 갖는다.

하지만 담배를 끊으면 암에 걸릴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금연하고 2~3년 내 위험도가 줄기 시작해 꾸준히 감소한다. 폐암 위험도가 금연자 수준으로 줄지는 않지만 현재 담배 피는 사람보다 크게 낮아진다.

둘째, 다양한 음식을 먹는다. 건강에 좋은 식습관이 암 위험도를 낮춘다. 채소ㆍ과일을 많이 섭취하면 폐암 구강암 식도암 위암 대장암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 고지방 육류와 가공 육류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 고지방식은 대장암 직장암 전립선암 자궁내막암 위험도를 높인다. 소고기나 돼지고기보다 생선 닭고기 콩류를 먹는다. 고기를 튀기기보다 구워 먹는 게 지방량을 줄인다. 외식할 때 지방 칼로리 당이 낮은 음식을 고르고 양이 많은 음식을 피한다.

셋째, 운동을 꾸준히 하라. 1주일에 5일 이상 30분 이상 중등도 활동을 한다. 육체 활동은 유방암과 대장암 등 여러 암의 위험도를 낮출 수 있으며 심장병 당뇨병 골다공증 고혈압과 같은 만성 질환의 위험도를 낮춰 주기도 있다. 활동을 거의 하지 않거나 막 운동하는 사람이 1주일에 5일 이상 중등도나 격렬한 육체활동을 하루에 30분까지 늘리면 심혈관계 건강과 체중조절에 도움이 된다. 이미 하루에 최소 30분 이상 활동적인 사람은 중등도나 격렬한 활동을 하루 45분까지 늘리도록 노력한다.

넷째, 평생 적당한 체중을 유지한다. 과체중과 비만은 유방암(폐경 이후 여성) 대장암 자궁내막암 식도암 담낭암 췌장암 신장암 위험도를 증가시킨다. 체질량지수(BMI, 체중(kg)÷키(㎡)가 18.5~24.9 kg/㎡인 경우 건강한 체중으로, 25.0~29.9인 경우 과체중으로, 30.0 이상이면 비만으로 간주된다. BMI를 18.5~24.9를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는 최선의 방법은 에너지 섭취(음식 섭취)와 에너지 소비(육체 활동) 사이에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칼로리 섭취는 1회 식사량을 줄이고 지방과 정제된 당이 많아 칼로리가 높은 음식의 섭취를 제한해서 줄일 수 있다. 식사량 조절과 육체 활동은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비만은 암뿐만 아니라 당뇨병 뇌졸중 관상동맥질환의 주요 위험인자다.

다섯째, 음주량을 줄인다. 술을 마신다면 남성은 하루에 두 잔, 여성은 하루에 한 잔을 넘지 않아야 한다. 여기서 한 잔이라 하면 맥주 350cc, 소주 60cc를 말한다. 술은 구강암 인두암 후두암 식도암 간암 유방암의 위험인자다. 하루에 두 잔 이상 마시면 이들 암의 위험도가 크게 증가한다. 마지막으로 규칙적인 건강검진을 받자.

안진석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 암 이것이 궁금해요/ "항암·방사선 동시치료 암 차단 극대화"

Q 동시항암화학방사선요법은?

A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요법을 동시 혹은 교대로 치료, 방사선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치료법입니다. 시스플라틴이 주로 처방됩니다. 3기 환자나 먼 장기로 전이되지 않은 4기 환자에게 주로 이용됩니다. 수술 후나 수술할 수 없는 환자, 기관 보존을 위해 수술 받지 않는 환자를 치료하는데 이용됩니다.

Q 동시항암화학방사선요법 효과는?

A 방사선요법만으로 치료한 환자에 비해 암이 주위의 다른 기관으로 퍼지는 것을 막고 생존기간을 연장시킵니다. 하지만 방사선요법보다 골수기능저하, 구내염, 식도염, 전신무력감, 구역질, 구토 등 부작용이 심한 게 단점입니다.

Q 표적치료제 효과는?

A 최근 표적치료제가 화학요법제를 대신해 방사선요법과 병용하는 치료가 외국에서 허가 받아 임상에 쓰이고 있습니다. 방사선 요법만 쓰는 것보다 생존기간이 늘어나고, 방사선요법의 부작용도 커지지 않는 장점이 있습니다. 조만간 국내 허가를 받아 임상시험에 이용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도움말= 강남성모병원 종양내과 강진형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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