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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학력 스캔들 '수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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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학력 스캔들 '수렁'

입력
2007.09.17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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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과 학위를 위조하는 가짜 학력 문제가 지구촌에서 심심치 않게 말썽이 되고있다. 중국 신화통신은 16일 한국의 신정아씨 사건 등 최근 잇따르는 세계 각지의 허위학력 사건을 보도하면서 가짜 학력 문제가 도미노처럼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통신은 먼저 신씨 사건으로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낙마한 과정을 상세히 전한 뒤 주제 소크라테스 포르투갈 총리의 학력 과장 의혹, 일본 대졸자들의 학력 하향 위조 등 을 소개했다.

먼저 주제 소크라테스 포르투갈 총리의 경우 올 7월 현지 언론에 의해 허위학력 의혹을 제기 받았다. 소크라테스 총리는 리스본의 인디펜덴테 대학에서 토목공학 학위를 받았다고 이력서에 기재했지만 1995년에서 1996년까지 1년간 5개의 과정을 통과해 학위를 받았다는 경위가 석연치 않다.

포르투갈 정부 홈페이지는 의혹이 제기된 후 소크라테스 총리의 학위를 토목공학 학사에서 토목 공학 분야 졸업증서로 수정했다. 언론들은 그가 이수한 5개 코스 중 4개 코스는 사회당원으로 정부 직책을 맡았던 한 특정 교수가 담당했다고 밝혀 의혹을 증폭시켰다.

올 5월에는 미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IT) 입학처장 메릴리 존스가 28년 전 이력서에 미 올바니의대 등에서 학사 학위를 취득했다고 밝혔지만 어디에서도 학위를 받은 적이 없던 사실이 드러났다.

이후 미국 사회에서도 이력서와 경력에 학위나 학력을 부풀리는 일이 적지 않아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비즈니스위크는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학력과 경력 위조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지난달 일본 요코하마(橫浜)시 정부는 고졸자로 지원자격이 제한돼 있는 시 정부 기능직 기술직원 8,000여명 중 무려 700여명이 대졸자이거나 전문대졸 이상의 학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내고 이들을 정직 처분했다. 이를 전후로 오사카(大阪)와 고베(神戶)시에서도 대대적인 학력 하향 위조 조사에 나섰다.

앞서 2004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는 1960년대 후반 런던대학에서 2년간 유학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일본 언론들은 고이즈미 총리가 런던대학에서 9개월간 파트타임 학생으로 재적했을 뿐 이수 학점이 없었다고 폭로했다.

최근 사퇴의사를 밝힌 아베 신조(安培晋三) 총리도 남가주대(USC) 정치학부 2년 유학으로 이력서에 기재했지만 USC측은 일본 언론에 “아베 총리가 1978년 재적한 적은 있지만 전공은 없었고, 취득한 학점은 외국인을 위한 영어 코스 등 정치학과는 무관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물론 중국에서도 명문 칭화(淸華)대가 교수 지원자의 논문 심사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힐 정도로 가짜 논문과 가짜 학위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어 골머리를 앓고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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