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세일즈맨으로 시작해 맨손으로 웅진그룹을 일군 윤석금(62ㆍ사진) 회장의 야망의 날갯짓은 어디까지일까.
지난 달 론스타로부터 6,600억원에 극동건설을 인수한 웅진그룹이 섬유화학업체인 ㈜새한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로도 선정돼, 공격적인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한 본격적인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학습지와 정수기 판매회사로 잘 알려져 있는 웅진그룹은 윤회장이 출판사 영업직을 그만두고 1980년 설립한 웅진씽크빅(옛 웅진출판)이 모태. 지난해 매출액은 2조3,500억원으로 재계 50위권에 속해 있다. 웅진은 2012년까지 그룹사 매출을 10조원 수준으로 늘려 재계 30위권 안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윤 회장의 왕성한 영업력과 사업추진력은 71년 출판사인 한국브리태니커사 세일즈맨으로 일할 당시부터 입증됐다. 그는 입사 1년 만에 전세계 54개국 영업 직원 중 실적이 가장 좋은 직원에게 주는 ‘밴튼상’을 수상했으며 입사 10년도 안돼 상무로 초고속 승진도 했다.
윤 회장의 영업력을 바탕으로 웅진은 80년 출판업으로 시작해 86년 웅진식품, 89년 웅진코웨이를 설립하며 그룹의 면모를 갖춰 나갔다. 2005년 8월에는 웅진건설을 설립했고 지난해에는 웅진캐피탈과 웅진에너지를 통해 금융업과 태양광사업에도 진출했다. 현재 ▦교육출판 ▦환경생활 ▦가전 ▦식음료 ▦레저ㆍ개발 ▦유통 서비스 ▦금융 ▦건설 ▦에너지 등 9개 분야에 15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견실한 중견 그룹으로 성장했다.
특히 최근 이뤄진 사업다각화는 대부분 M&A에 따른 것으로, 막강한 현금 보유를 무기로 알짜 기업 사냥을 통한 사세 확장이 눈길을 끈다. 실제로 웅진그룹은 극동건설과 새한 외에도 조만간 중견기업 1,2곳을 추가로 인수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다음번 인수 회사로 증권회사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윤 회장의 이 같은 공격적 행보는 특유의 경영철학이 반영되어 있다. 윤 회장은 “과거 통신판매나 인터넷교육사업에서 실패를 한 경험이 있는데 이는 전적으로 전문성 부족과 두려움 때문이었다”면서 “어떤 사업을 하더라도 원칙에 맞춰 당당하게 맞선다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경영신조를 강조한 바 있다.
윤 회장의 공격적인 사업 확대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핵심역량을 갖춘 데다 자금력이 풍부한 점에서 회사 성장 기반 확대를 위해 사업을 다각화하는 것은 바람직하다”는 시각이 있는 반면, “동시다발적인 신사업 진출이 경영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웅진측은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친인척이 도움을 청하면 차라리 돈을 줬지 납품만은 절대 허용안한다” “직원채용 때 사촌형님의 부탁마저 거절했다” “똑같이 검증해봐서 내 자식이 사원보다 못하면 절대 경영권은 주지 않는다”는 윤 회장의 까다로운 경영원칙에 비춰볼 때, 절대 ‘무리한’ 확장경영은 없을 것이란 얘기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