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양균(58)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구입한 미술품 두 점이 모두 신정아씨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기획예산처가 공개한 작품은 1,200만원에 구매한 설치조각가 윤영석(49)씨의 '움직이는 고요'(2004년작)와 800만원에 사들인 사진작가 황규태(69)씨의 사진 '큰일났다 봄이 왔다'(2005년작) 두 점이다.
윤씨의 작품은 신씨가 2005년 4월 기획한 성곡미술관 10주년 기념 그룹 기획전 '쿨&웜'에 출품됐던 작품. 윤씨는 "전시 후 신정아씨가 미술관에서 작품을 사고싶어 한다고 해 팔았는데 얼마 뒤 재정경제부에서 사기로 했다고 하더라"면서 "통장으로 들어온 작품값이 기획예산처 명의로 돼 있었고, 원천징수영수증도 기획예산처에서 발급된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예산처가 공개한 윤씨의 작품은 특수 재료를 사용해 보는 각도에 따라 농구공이 다르게 움직이는 평면작품으로 모두 3개의 패널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윤씨는 "내 작품은 4개의 패널이 한 세트로 구성돼 팔 때 4개를 모두 묶어서 넘겼다"며 의아해했다.
그는 "4개 패널이 모두 모여야 나의 작가적 의도가 완성되는 것이므로 낱개로는 팔지 않는다"면서 "당시 작업실의 조수와 함께 작품을 직접 설치해주겠다고 제의했지만 그쪽에서 알아서 하겠다고 해 그냥 놔두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예산처 측은 "구입할 때부터 3개뿐이었다"고 말했다.
가로 240㎝, 세로 150㎝에 달하는 대형화면 안에 흐드러지게 핀 매화를 담은 황씨의 작품도 신씨의 기획전에 출품됐던 작품이다. 현대사진계의 원로인 황씨는 신씨의 기획으로 수차례 전시회를 가진 바 있으며, 평소 신씨와 친밀하게 지냈던 점 등으로 미루어 변 전 실장이 신씨의 권유로 황씨의 작품을 구입했을 가능성이 높다.
박선영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