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아씨 누드 사진의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사진의 진위 논란이 거세지는 한편 사진을 공개한 언론사에 대한 항의와 비판도 격화되고 있다.
문화일보는 13일 사진을 게재하면서 "사진 전문가들은 서로 다른 이미지를 끼워 맞춘 합성사진이 아니라고 밝혔다"고 보도했지만,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합성 사진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 전문가 A씨는 "사진 속 신체 윤곽선이 상체는 흐릿하게 번진 데 반해 다리 부분은 깔끔하게 떨어진다"며 "종아리가 쭉 뻗어 빈 틈 없이 붙은 점 등으로 미루어 서양인의 보디라인을 따낸 후 붙인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조심스럽게 분석했다.
또 다른 전문가 B씨도 "머리카락 부분의 날림과 양팔 그림자의 색깔이 다른 점 등이 합성사진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원본 사진이 공개되지 않은 현재로선 명확한 진위 여부를 가리기 힘든 상태다. 황선구 서울예대 사진과 교수는 "파일로 치면 최소 2메가 이상의 원본 데이터가 있어야 정확한 분석이 가능하다"면서 "신문에 인쇄된 사진만으로 합성 여부를 가리는 것은 모두 엉터리"라고 말했다.
사진의 출처에 대한 풍문이 횡행한 가운데 신씨의 사진으로 작품을 만든 적이 있는 한 원로 작가가 유력한 촬영자로 추정됐다. 하지만 이 인사는 현재 미국에서 횡령 혐의로 복역 중이어서 연락이 닿지 않았다.
문화일보 측은 사진 입수 경위와 진위 감정에 대해 일절 함구하고 있다. 이용식 문화일보 편집국장이 기자협의회와의 인터뷰에서 "믿을 만하고 분명하다"고만 밝혔을 뿐이다. 14일자 신문에서도 보도 이유를 해명하는 기사 외에 별다른 후속보도를 내보내지 않았다.
문화일보의 선정적 보도에 대한 언론ㆍ여성ㆍ인권단체들의 비판은 항의시위로까지 번졌다. 민주노동당 여성위원회를 비롯해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연대, 한국여성의전화연합 등 10개 단체는 14일 서울 중구 충정로 문화일보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독자들의 관음증과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 여성의 인권을 짓밟은 문화일보에 책임을 묻기 위해 불매운동 등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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