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부터 11년 동안 총리로 재임하며 영국 보수당 정권을 이끈 대처 전 총리가 13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의 총리 관저를 깜짝 방문, 노동당 소속인 고든 브라운 현 총리와 만났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두 사람은 이날 한 시간동안 총리 관저에서 환담을 한 뒤 다시 한 시간동안 다우닝가를 함께 돌아봤다.
‘철의 여인’이라는 별명이 붙었던 대처는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며 노동당에 세 차례나 패배를 안긴 반면, 당시 소장파 정치인이었던 브라운은 그의 정책을 강력하게 비판했기 때문에 이번 만남은 이례적이라고 AP통신은 밝혔다.
이에 앞서 브라운 총리는 이 달 초 기자회견에서 “그녀는 변화의 필요성을 알고 있었으며 그녀가 신념의 정치인이라는 사실에 존경을 표한다”고 대처를 칭찬한 바 있다. 따라서 이날 만남은 보수당 지지자들의 지원을 얻기 위한 브라운 총리의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브라운 총리는 대처 전 총리를 공개적으로 칭찬한 것 외에도 최근 보수당 소속 의원과 전직 관료를 내각에 자문역으로 영입하고 2010년 총선 준비를 위해 대처 전 총리의 선거 운동을 담당한 홍보업체 삿치&삿치(Saatchi & Saatchi)의 문을 두드리는 등 보수당에 유화적 자세를 보였다.
그러나 일부 노동당 당원들은 대처가 노동당의 오랜 원군이었던 노조를 탄압한 사실 등을 거론하며 이번 만남은 옳지 않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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