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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라크 철군 공방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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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라크 철군 공방 격화

입력
2007.09.1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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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을 통해 내년 7월까지 이라크주둔 미군 가운데 5개 여단을 철수시킨다는 부분 철군안을 발표했으나 조기 전면 철군을 요구해온 민주당 등이 강력 반발, 이라크전 정책을 둘러싼 대립이 격화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저녁 9시 TV로 생중계된 대국민 연설에서 "이라크 미군 증강이 목표를 달성함에 따라 일부 이라크 미군들이 귀환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며 내년 7월까지 3만여명의 미군 철수를 건의한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이라크주둔 미군 사령관의 부분 철군안을 수용했다.

부시 대통령은 연설에서 구체적 철군 규모를 밝히지 않았으나 부시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올해 크리스마스 이전까지 5,700명이 철수하는 등 내년 7월까지 5개 전투여단 병력이 이라크에서 철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내년 여름까지 최소한 2만1,500명의 병력이 철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부시 대통령은 연설에서 "이라크 주둔 미군의 병력수준 결정과 관련된 원칙은 우리가 보다 큰 성공을 거두면 더 많은 미군 병력이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해 민주당측의 전면 철수 요구를 거부했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의 이라크 개입은 자신의 임기 이후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혀 미군의 이라크 주둔이 주한미군처럼 장기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지도부 및 대선주자들은 일제히 부시 대통령의 연설을 강력 비판하고 나섰으며 뉴욕타임스, CNN 등 주요 언론들은 부시 대통령의 철군 계획이 시간벌기에 불과하다며 평가절하했다.

부시 대통령의 연설에 맞서 민주당 대표로 TV연설을 한 잭 리드 상원의원은 "부시 대통령의 계획은 진정한 변화에 미치지 못하며 전쟁 승리를 확신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는 데 실패했다"고 공격했다.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부시 대통령의 연설은 현상유지 정책에 불과하다"고 비난했고 민주당내 대선경쟁 선두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철군 규모가 너무 적고 시기가 늦어서 의회가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CNN 등 미 언론들은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전 개전이래 여덟번째인 주요시간대 대국민 연설에서 모순에 가득찬 논리로 또다시 시간벌기를 시도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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