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 본경선이 15일 제주ㆍ울산에서 시작된다. 두 지역은 후보들과 직접 연고가 없는 중립 지역이란 점에서 경선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이해찬 전 총리와 한명숙 전 총리는 경선 하루 전인 14일 강원 춘천시에서 열린 합동연설회 직후 이 전 총리로의 단일화를 선언해 구도와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여기에다 중립 지대에 머물던 김한길 의원 등 통합신당추진모임 출신 의원 10명이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지지를 선언했다. 나머지 5명 중 3명은 손학규 전 경기지사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친노(親盧) 주자 단일화에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빠졌지만 충성도가 깊은 친노 세력의 지지가 이 전 총리로 쏠릴 경우 경선의 향배는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게 될 전망이다. 각 진영의 현장 관계자들도 “당장 15일 선거가 치러지는 두 지역부터 단일화로 밑바닥이 흔들리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2강(强) 구도를 형성해 온 손 전 지사와 정 전 의장은 이 전 총리로의 단일화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양측은 애써 “예고된 수순으로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라고 영향력을 평가 절하했지만 내부적으론 위기로 받아들이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 전 총리와 한 전 총리의 예비경선 지지율 합계는 23.79%로 손 전 지사(24.75%)와 정 전 의장(24.46%)에 육박한다. 향후 경선이 손 전 지사와 정 전 의장의 2강 구도에서 이 전 총리가 가세한 3강 구도로의 변화 가능성을 보여준다. 조인스닷컴의 12일 대통합민주신당 경선후보 여론조사에서도 이 전 총리(9.9%)와 한 전 총리(6.4%)의 지지율 합계는 16.3%로 손 전 지사(32.6%)에게는 뒤지지만 정 전 의장(17.5%)과는 엇비슷하다.
친노 세력이 구심점을 찾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 전 총리가 초반 경선에서 성과를 거둘 경우 유 전 장관에 대한 2단계 단일화 압력을 가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와중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영남에 영향력이 큰 이강철 전 청와대 정무특보가 이 전 총리를 위해 발벗고 나섰다는 전언은 노심과 관련해 중요한 메시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단일화 효력에 회의적 시각도 적지 않다. 친노 성향이 약한 한 전 총리의 지지자들이 이 전 총리 쪽으로 이동하지 않고 다른 후보 쪽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전 총리가 총리 시절 강성 이미지로 호ㆍ불층이 뚜렷했다는 점도 한 전 총리 표를 모으는 데는 불리하다.
유 전 장관이 단일화로 타격을 입었지만 제주와 울산에서 선전으로 뜻밖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유 전 장관 측의 “실력대로 붙자”는 자신감은 두 지역의 간접 연고와 확실한 ‘매니아층’의 단단한 조직력이 근거다. 제주는 유 전 장관의 처가고, 울산은 고향인 경주와 접해 있다.
권혁범 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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