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시ㆍ도당위원장 선거 후보 등록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당 안팎에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곳곳에서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전 대표측의 세 대결이 재연되고 있다.
14일 현재 전국 16개 시ㆍ도당 가운데 경선이 예상되는 곳이 절반인 8곳이나 된다. 후보 단일화 원칙을 세웠지만 막판까지 줄다리기를 벌이는 곳도 2,3곳에 달해 전체 표대결 숫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당 화합을 위해 경선 없이 추대로 선출해야 한다는 당지도부의 방침은 이미 무색하게 됐다.
부산에선 이 후보측 안경률 의원과 박 전 대표측 엄호성 의원이 일전불사를 외치고 있다. 경북에선 이 후보측 김광원 의원이 재임을 기대하는 가운데 이 후보의 직계 후배인 이병석 의원과 박 전 대표측 이인기 의원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인천(조진형 대 이경재) 충북(심규철 대 송광호) 충남(홍문표 대 이진구) 대전(김칠환 대 이재선) 등에서도 양측간 혈투가 벌어지고 있다.
대구의 경우 이 후보측 안택수 의원과 박 전 대표측 박종근, 이해봉 의원의 3파전이었으나, 당 지도부의 내부 조정으로 합의추대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울산의 경우 이 후보측 윤두환 의원 대 박 전 대표측 정갑윤 의원 구도에서 윤 의원쪽으로 정리가 되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은 박 전 대표측 지지를 받았던 3선의 홍준표 의원이 출마를 포기, 이 후보측 공성진 의원의 단독 입후보했다.
이처럼 양측간 세대결 양상을 띠게 된 것은 박 전 대표측이 이 후보측의 ‘당내 인사독식’에 반발, 집단 행동에 나서면서부터다. 물론 시ㆍ도당위원장이 내년 총선 공천에 일정 정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점도 경쟁을 부채질한다. 특히 8일 경기도당위원장 경선에서 이 후보측 남경필 의원이 박 전 대표측 이규택 의원을 이기자 박 전 대표측 진영에는 “시도당위원장까지 장악해 우리를 고사시키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커졌다. 엄호성 의원은 “이 후보가 말하는 화합은 립서비스 아니냐”고 불신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이방호 사무총장은 “한 두 곳에서 경쟁하면 몰라도 박 전 대표측이 조직적으로 전선을 만들고 있어 이 후보측 인사들에게 무조건 양보하라고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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