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양균(58)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신정아(35)씨 비호 의혹이 점증하는 와중에 13일 일부 언론이 공개한 신씨의 누드사진이 언론의 보도 원칙과 한계에 대한 논란을 일으키며 거센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문화일보> 가 이날 자 석간에서 신씨의 ‘성(性) 로비’ 가능성을 거론하며 파격적으로 신씨 누드 사진을 게재한데 대해 여성계와 언론계는 물론 학계, 정계, 시민단체 등은 “한 여성의 인격을 무참히 짓밟은 한건주의식 선정 보도”라며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 문화일보>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연합, 언니네트워크, 서울여성의전화 등 6개 여성단체는 긴급성명을 내고 “신씨 누드 사진 게재는 인권의식의 실종을 보여줄 뿐 아니라 여성에 대한 심각한 인권침해”라며 해당 언론사의 공식사과를 요구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신씨의 누드 사진을 게재하며 성 로비 의혹을 제기한 것은 독자들의 관음증과 호기심을 자극해 이목과 관심을 집중시키려는 저질 상업주의”라며 “무책임하고 상업적인 보도 때문에 한 사람의 사생활과 인권은 무참히 짓밟히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일반 네티즌들의 반응은 한층 더 격렬했다. 한 네티즌(ID 대명)은 “아무리 잘못한 사람이라도, 비록 살인자라도 인권이 있는 것 아니냐”고 했고, 다른 네티즌(ID 연필님)은 “설령 성 로비를 했다 쳐도 누드 사진을 공개한 것은 인권 유린”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ID 양파좋아)은 “누드 찍으면 다 몸 로비냐”며 “한국 언론사에 가장 치욕적인 날이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대부분의 언론학자들도 “전체 한국 언론의 품격을 떨어뜨린 사건”(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아무리 죽을 죄를 지었다 해도 개인의 누드 사진을 함부로 게재하는 것은 명백한 인권 침해”(손영준 국민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심각한 언론 윤리 위반이자 명예훼손”(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이라며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이들은 나아가 사건의 본질에서 벗어난 이 같은 보도태도가 전체 언론과 사회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결국은 언론 전반에 대한 불신을 조장할 것이라며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한편 <문화일보> 편집 책임자는 이날 <미디어오늘> 과의 전화 통화에서 “사진을 싣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고, 논란도 충분히 예상했다”며 “이 누드 사진이 신씨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로비를 한 것을 보여주는 증거가 된다고 봤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신씨 사건에서 더 많은 것이 드러날 것”이라며 “누드 사진 입수 경로 등은 지금으로서는 밝힐 수 없다”고 덧붙였다. 미디어오늘> 문화일보>
이번 사안은 해당 언론사를 넘어 사건 보도의 원칙과 윤리에 대한 언론계 전체의 근본적인 재검토와 자성을 촉구하는 계기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이현정기자 agada2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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