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번도 돈문제, 병역문제, 여자문제 시달린 적이 없는데 요새 여자문제에 시달린다. 손학규 후보는 어제 TV토론에서 신정아 사건 관련해서 나를 지목했는데 정중하게 사과해라.” (이해찬)
“역정이 나신 것 같다. 제가 그렇게 이야기 안 했는데 왜 자기 얘기로 받아들이는지 모르겠다.” (손학규)
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주자 5명은 본경선 개시를 사흘 앞둔 12일 경선 첫 출발지인 울산의 종하체육관에서 불꽃 튀는 유세대결을 펼쳤다. 특히 이해찬 전 총리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를 겨냥해 “용공음해 세력이 나를 음해하고 있다”고 격렬히 비판했다.
이 전 총리는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와 안상수 의원이 ‘우리당의 유력후보가 신정아 배후’라고 했고, 대변인도 ‘변양균 승진을 이해찬이 도왔다’고 한다”면서 “손학규씨도 변양균은 이해찬 보좌관이라고 했는데 네 사람이 어떻게 똑같은 얘기를 하냐”고 물었다. 이 전 총리는 “아 실수를 했다. 손 전 지사는 지금 우리당에 있다. 하는 말이 (한나라당과) 똑같다 보니 실수했다”고 조소를 유도한 뒤 “한나라당에서 가장 무서워하는 후보가 나타나니 용공음해 세력들이 또 나왔다”고 공격했다.
손 전 지사는 잠시 후 “이 전 총리가 잘못 들으셨는지 일부러 그러는지 저는 노무현 대통령이 변양균 문제를 깜도 아니라며 비호하면 안된다고만 했다”면서 직접 다가가 90도로 머리를 숙였다. 그가 호탕한 웃음으로 악수를 청하자 이 전 총리는 멋쩍은 미소로 다소 당황했다.
이어 정동영 후보는 자신의 부인이 역신과 정사하는 장면을 목격한 내용을 담은 신라시대 처용가 싯구를 즉석에서 읊은 뒤 “이해찬 후보가 여자 문제로 요즘 시달렸다고 하는데 마음 놓으시라. 여기는 울산”이라며 “요즘 같으면 치고 받고 살인 날 것 같은데 처용은 노래를 불렀다. 1,300년 뒤 후손들이 여유와 관용의 선조가 노래한 그때 문화를 이해한다”고 말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유일한 영남주자인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은 “한나라당에서 3등하던 그 분은 훌륭한 정치인이지만 지도자는 아니다”고 손 전지사에게 각을 세웠고, 정 전 의장에겐 “5년간 열심히 뛰셨는데 지지율 5%다. 자기가 만든 당을 지지율 낮다고 버린 사람을 지도자로 모실 수 있냐”고 공격했다. 한명숙 전 총리는 “국민이 싫어하는 지도자는 이명박을 이길 수 없다” “사람의 가슴에 아픔을 주고 칼질하는 후보로는 이길 수 없다” 등으로 나머지 친노 후보 2명을 평가절하해 눈길을 끌었다.
울산=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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