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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들 파격적 석좌교수 채용 늘어/ "우수 인재 잡아라"… 35세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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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들 파격적 석좌교수 채용 늘어/ "우수 인재 잡아라"… 35세 석좌교수

입력
2007.09.13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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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가 최근 발표한 교수 임용 관련 소식은 파격적이었다. 김동호(50ㆍ화학과), 김정한(45ㆍ수학과), 이수형(45ㆍ물리학과), 이현철(58ㆍ의대 내과학교실) 교수 등 40~50대 젊은 교수 4명을 3년 임기의 ‘언더우드 교수’로 임명한 것이다. 언더우드 교수는 일종의 석좌 교수다. 젊은 교수의 연구역량을 높이기 위해 이번 학기에 처음 도입됐다.

성균관대도 지난달 29일 석좌교수급에 해당하는 ‘영 펠로십 교수’로 손성욱(35ㆍ화학과) 교수를 처음 선정했고, 포스텍도 최근 ‘홍덕젊은석좌교수’로 박재훈(43ㆍ물리학과) 교수를 선임했다. 박 교수는 2004년 당시 각각 37세, 43세였던 이규철(신소재공학과) 교수와 오병하(생명과학과) 교수에 이은 포스텍의 젊은 석좌교수 3호다.

젊은 석좌교수들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이에 따라 특정 분야에서 오랫동안 학식을 쌓은 고령 교수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기존 석좌교수제의 의미가 급격히 퇴색하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대학들이 우수 인력 확보 경쟁에 나서면서 젊은 석좌교수가 더욱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연봉 올려주고 강의까지 빼줘

젊은 석좌교수들에게 주어지는 혜택은 풍성하다. 연세대 언더우드 교수의 경우 연 3,000만원의 급여가 추가로 지급된다. 호봉으로 치면 10년을 더 근무해야 받을 수 있는 액수다. 연구지원 혜택도 뒤따른다. 연구에 몰입할 수 있도록 의무강의시간을 1주일 6시간에서 3시간으로 줄였다. 연세대측은 “실험실을 운영하거나 연구 프로젝트를 가동하면 이에 맞는 필요인력도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포스텍(포항공대)이 ??은 석좌교수에게 쏟는 정성도 비슷하다. 연 3,000만원의 연구비를 3년간 지원한다. 일반 석좌교수의 특별연구비(5,000만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젊은 과학자에게는 천금과도 같다. 성균관대는 ‘영 펠로십 교수’에게 연 3,000만원 내외의 연구비를 2년간 지급하며 의무 강의 학점을 1년 12학점에서 6학점으로 감면해줬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물질적 풍요로움 보다는 정신적인 만족감을 더 크게 느끼고 있다는 게 대학측 전언이다. 홍종화 연세대 교무처장은 “젊은 석좌교수들은 교내 최고 교수로 인정 받은 것을 대단히 큰 명예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우수 교수 잡기 위한 당근책

대학들이 앞다퉈 젊은 석좌교수를 임명하는 표면적인 이유는 연구업적 향상에 있다. 하지만 속내는 요즘 대학들의 고민과 맞닿아 있다. 갈수록 대학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우수 교수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주로 이공계 교수들이 젊은 석좌교수로 임명되는 것도 대학 경쟁력 향상과 무관치 않다. 한 사립대 교무처장은 “대학들의 수요가 많은 해외 이공계 박사 취득자들이 귀국을 미루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이 중 우수 인력들을 적극 유치하려면 특화된 교수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균관대의 경우 연구 우수교수를 대상으로 2003년부터 실시하던 기존 펠로십 교수제를 개편해 30대 교수에도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뛰어난 교수는 외부의 스카우트 유혹이 많다”며 “펠로십 제도는 이들을 학교에 잡아 두기 위한 일종의 당근책”이라고 말했다.

젊은 석좌교수제는 교수사회에 자극제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박현수 포스텍 교무팀장은 “우수 교수를 독려하는 인센티브 성격이 강하다 보니 다른 교수들에게 큰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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