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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양균-신정아 파문/ 盧도 속인 '卞양균의 침묵' 뒤엔 믿는 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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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양균-신정아 파문/ 盧도 속인 '卞양균의 침묵' 뒤엔 믿는 구석?

입력
2007.09.13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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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양균(58)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신정아(35)씨와의 내밀한 관계와 비호 부분에 대해 왜 침묵했을까. 그 거짓말이 결코 들통나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면 그 배경은 무엇일까. 뭔가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검찰 수사에 대비하고 신씨와의 관계를 흔적없이 지우기 위해 시간을 벌려 한 것일까.

신씨의 광주비엔날레 예술총감독 선임과 동국대 교수 임용 청탁 사실이 드러나면서 변 전 실장이 노무현 대통령까지 속여가며 위선적 태도를 보인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변 전 실장 순진했나?

변 전 실장은 8월24일 자신이 장윤스님에 전화를 건 사실이 알려지자 “신씨는 알지만, 신씨 교수 임용 문제 등에 개입한 적은 없다”고 딱 잡아뗐다. 언론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도 했다. 변 전 실장은 거짓말이 결코 들통나지 않으리라 믿었을 수 있다. 지지부진한 검찰 수사가 그런 믿음을 줬을 가능성도 있다. 광주비엔날레재단과 동국대 측은 각각 7월18일과 23일에 신씨를 고소ㆍ수사의뢰했지만 검찰은 수사 착수 44일 후에야 신씨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등 미적거렸다.

그러나 장관까지 지낸 인사가 다수의 관련자들이 있는 상황에서 그 같은 거짓말한 사실이 밝혀질 경우의 정치적 파장을 몰랐을까. 이 때문에 변 전 실장이 이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된 모종의 정보나 언질을 받았을 지도 모른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변 전 실장 치밀했나?

변 전 실장이 신씨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숨기고 비호와 관련된 증거를 없애기 위해 겉으로는 부인하면서 시간 벌기를 시도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 신씨의 학력 위조 공개 이후 전개된 일련의 양상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

무엇보다 동국대와 광주비엔날레 재단의 굼뜬 대응이다. 동국대가 신씨의 박사 학위가 가짜라는 사실을 확인한 것은 7월11일. 하지만 검찰에 고소한 것은 12일이 지난 7월23일이었다. 광주비엔날레 재단도 신씨의 가짜 학위를 확인하고 예술총감독 선임을 철회한다고 밝힌 게 7월12일이지만 검찰 고소(공무집행방해 혐의)는 7월18일에야 했다. 공교롭게도 양측 모두 특별한 이유없이 신씨가 미국으로 출국한 7월16일 이후에야 고소했다. 출국금지 등 신씨의 도피를 돕기 위해 누군가 압력을 넣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는 부분이고, 변 전 실장과 연결지어 보는 시각도 많다.

변 전 실장 신씨 도피 도왔나?

7월 12일 유럽에서 귀국한 신씨가 미국으로 도피할 때까지 5일 동안 변 전 실장과 신씨의 행적도 의문이다. 신씨는 성곡미술관과 집 컴퓨터에 있던 이메일을 지웠다. 신씨가 급하게 자신이 보낸 이메일을 지운 것은 변 전 실장과 논의한 결과 아니었을까. 신용카드를 쓸 수 없는 신씨가 신용카드로 1년짜리 오픈 항공권(1년 내 언제든 돌아올 수 있는 항공권)을 사서 미국행을 감행한 과정도 누군가 돕지 않고서는 힘든 일이다. 이는 처음부터 장기 도피를 계획했다는 이야기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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