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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민주신당 경선주자 5인 인터뷰] <4>유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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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민주신당 경선주자 5인 인터뷰] <4>유시민

입력
2007.09.13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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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경선이 시작됐는데 생각대로 가고 있나.

"그런 것 같다. (지지율이) 조금씩 올라가는 게 잘 되고 있는 것 아니냐."

-이기려면 친노 후보가 단일화돼야 하는 것 아닌가.

"대화는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누구나 1등을 하려고 출마한 것 아니겠나. 나 역시 단일화가 아니라 대통령이 되기 위해 출마했다. 본경선을 시작하기도 전에 단일화 얘기가 나온 건 너무 자신감이 부족한 것 아닌가."

-하지만 친노 후보들이 예비경선에서 3,4,5위에 그치지 않았나.

"내 경우엔 출마선언이 늦어 선거인단 모집과 예비경선을 치르는 데 시간이 촉박했다. 합격한 데 의미를 둔다. 이젠 첫 경선지역인 울산ㆍ제주에서 1등 하는 게 목표다. 가능하다고 본다. 연대 문제는 국민의 뜻을 살펴가며 논의할 것이다."

-울산ㆍ제주의 1위 후보로 단일화하자는 건가.

"꼭 그런 건 아니다. 정치란 규칙에 따르기도 하지만 대의에 따라 결단하기도 한다. 정치는 늘 가변적이지 않나."

-15일 경선 투표 전엔 불가능하다는 얘기로 들린다.

"끝까지 가서 1등 하는 게 기본이다. 그러나 소망대로만 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열린 자세로 갈 것이다. 왜 출마했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다른 누구로도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이길 없지만 나는 가능성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어떻게 이기나.

"나는 유일한 디지털 후보다. 20,30대와 교감할 수 있고 투표장에 끌어올 수 있다. 한나라당 지지가 많은 고령층에서도 선전할 수 있다.

복지부 장관하면서 고령화사회 대책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40대 유권자에겐 정책으로 승부해야 한다. 이 후보가 대운하니 청계천이니 해서 국민의 에너지를 국내로 가두는 반면 나는 선진통상국가 전략을 통해 국민의 에너지를 외부로 발산시키고자 한다. (영남출신인) 나는 한나라당의 지역주의 기반을 중립화ㆍ약화시킬 수 있는 후보이기도 하다."

-이해찬 전 총리에 대한 부채의식 같은 게 있을 텐데.

"스승과 대결하는 건데 왜 없겠나. 하지만 대통령이 되겠다는 건 국민과 나라의 운명을 떠맡겠다는 것이다. 인간적인 송구스러움이 아무리 강해도 그건 부차적인 요소다."

-강한 친노 이미지로는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나는 '노무현 후보'를 지키려고 정치에 뛰어들었고, 참여정부에 대해 무한책임을 져야 할 위치에 있다. 장관도 했고 집권당 최고위원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참여정부의 한계와 부족한 점을 넘어서는 비전과 리더십으로 승부하려고 한다. 이게 당당한 차별화다. 그게 불리하다고 해서 다른 길을 가면 진짜 죽는다.

그런데 참여정부와 대통령의 지지도가 낮다는 이유로 마치 자기는 무관한 것처럼 행동하는 건 국민을 속이는 것이다. 부도덕한 차별화다. 그래서 신의 없는 정치라고 한 것이다."

-그러면 열린우리당을 지켰어야 했던 것 아닌가.

"그렇다. 나는 우리당으로 계속 가자고 했다. 진짜 잘못했다고 생각하면 이걸 고쳐서 평가 받고, 잘못이 없는데 단지 평가가 나빴다고 생각하면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이것이 대의정치, 정당정치의 기본이다."

-그런데 왜 신당에 참여했나.

"모두가 당을 떠나는데 일개 국회의원에 불과한 나 혼자서 그렇게 할 수는 없는 일 아니냐. 이해찬 전 총리가 '당신만 떼놓고 간다는데 그러면 대의고 뭐고 없어진다.

분열의 책임도 뒤집어쓴다. 내가 방패막이 되겠다. 당 대 당 합당으로 갈 테니 함께 가자'고 설득하길래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무임승차라는 말도 그래서 들었다."

-절대 후보가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나.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안 된다. 한나라당에서 이미 평가가 끝났다. 한나라당을 탈당한 그가 후보가 되고 대통령이 되면 아이들한테 뭐라고 가르쳐야 하나.

'정치는 원래 이런 것이다'라고 해야 하나. 한나라당의 사실상 꼴찌후보에게 민주개혁세력을 통째로 갖다 바치면 총선은 어떻게 될 것이며 이후 우리 정치는 어디로 가겠나."

손 전 지사가 선출되면 승복하기 어렵다는 건가.

"그래도 승복은 해야 한다. 그가 규칙을 파괴했다고 우리까지 규칙을 파괴할 수는 없다. 유권자를 설득할 명분이 부족하긴 하겠지만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명박 후보는 경제와 정권 교체론의 흐름을 타고 있는데 이쪽은 무엇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보나.

"국민 사이에 '10년이 지났으니 한번 바꿔야지, 바꾸면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어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는 '바꾸면 더 나아질까'를 고민하게 만들어야 한다. 한나라당은 보수 본류가 아니었던 이명박 후보가 등장했다는 점 빼고는 IMF 외환위기를 불러올 당시와 똑같다. 술 취해서 행패 부리고 공천 장사하는 등 구태정치가 여전하다.

7% 성장이니 대운하니 하는 성장위주의 토목경제다. 물론 우리도 혁신해야 한다. '바꿔봤으면 하지만 결코 만족스럽지 않은 한나라당'과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변화된 민주개혁세력' 사이에서 선택을 고민하게 해야 한다."

-설명이 너무 길지 않은가. 간명한 메시지는 없나.

"우리는 평화, 번영과 같은 가치를 갖고 선거를 한다. 그런데 한나라당은 7%라는 숫자, 대운하라는 가시적 조감도를 내세운다. 유권자들이 깊이 생각하지 않으면 가능성이 없다. 그렇다고 구호와 환상을 갖고 선거를 치를 수는 없다. 아직은 초반이다. 우리 쪽도 후보가 정해지면 구체적인 공약으로 맞설 것이다."

-유 전 장관에게선 딱 부러진 대선후보 컨셉트가 떠오르지 않는다.

"'국민을 섬기는 대통령' 있지 않나. 전략적인 문제인데, 그런 것 없이도 선거 치를 수 있다. 나 자신이 브랜드 아니냐."(웃음)

-비호감층이 많아 선거에서 장애물이 될 것 같은데.

"극복해야 할 과제다. 짧은 기간에 극복하면 이기는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지는 것이다. 내가 무조건 넘어야 할 장애물이고 주어진 현실이다."

-'둥글게 유시민'을 내세웠는데 효과가 있나.

지금까지 3주 정도 선거운동하면서 나름대로 많이 어필했다고 생각한다. TV토론이나 연설회 등을 통해 아직 부족하지만 그래도 뭔가 할 수 있는 후보라는 느낌은 드렸다고 본다."

-본인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억울하진 않나.

"억울할 게 뭐 있나. 그럴 만한 소지를 내가 제공했으니까 그런 것 아니겠나."

-변양균씨 사건 처리 과정에 대해 당내에서 비판 기류가 상당한데.

"대통령과 청와대보다 누가 더 아프겠나. 적절하게 잘 처리할 것이다. 시스템이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이것도 다 사람이 하는 일 아니냐. 소문이 날 때마다 뒷조사하고 그러기는 어렵다고 본다. 아직 명확히 밝혀진 게 없으니 사실관계가 확인되면 그에 맞게 조치하는 게 정상적인 절차 아닌가 싶다."

-노 대통령이 11일 '할 말이 없게 됐다'면서도 또 정치 현안에 대한 발언을 했다.

"(대통령의 말이) 원칙적으로 옳다. 이명박 후보를 포함해 누가 법 위에 군림할 수 있나. 자기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지지율 낮은 대통령이라고 해서 그렇게 집적대듯이 아무 데나 끌어 붙여서 대통령을 모욕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국정에 전념해야 한다는 주문이 많은 게 사실 아닌가.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집적대지 말았으면 좋겠다. 지지율이 낮다고 모두가 집적대고 있지 않나. 역대 선거에서 현직 대통령 깔보고 했던 사람들 다 망했다.

국민이 용납 안 한다. 이명박 후보는 참으로 옹졸하고 편협하다. 지지율이 50%나 되는데 여유 좀 부리면 어떤가. '정상회담 소신껏 해라, 내가 뒷감당하겠다' 이러면 국민이 다 박수칠 거다."

정리=양정대 기자 torch@hk.co.kr

■ 유시민, 비호감층 질문에 "무조건 넘어야 할 장애물"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자신의 출마를 '도전'으로 표현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맞설 대통합민주신당의 후보가 되기 위한 도전일 뿐만 아니라 "싸가지가 없다"는 세간의 부정적인 평가를 극복하기 위한 도전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내 자신이 나의 브랜드"라며 호탕하게 웃던 유 전 장관은 '비호감층이 많지 않냐'는 질문이 나오자 금세 정색을 했다. 다소의 '저항'을 예상했지만, 그런 건 없었다.

그는 "선택의 여지없이 내가 극복해야 할 문제이고 무조건 넘어야 할 장애물"이라고 말했다. 부정적인 이미지가 굳어진 데 대해서도 억울해하기 보다는 '내 탓이오'를 외쳤다. 그만큼 심각하고 중요한 문제라는 뜻이다. 지금의 이미지로는 더 이상의 외연확대가 어렵다는 판단인 셈이다.

그에게 '둥글게 유시민' 전략이 효과를 보고 있는지를 물었다. "지금까지 3주 정도 선거운동을 하면서 나름대로 많이 어필한 것 같다"는 답이 돌아왔다.

"까칠하고 뾰족하고 경험도 적고 미숙하지만, 그래도 굉장히 파워풀하고 소신이 강하고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정도의 느낌은 줬다고 본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부정적인 이미지를 완전히 불식하기에는 여전히 갈 길이 멀지만, 긍정적인 모습을 일부나마 보여줬다는 자평이다.

유 전 장관은 "더 보여드려서 국민이 그걸 보고 판단하게 하고 싶다"며 "마음을 비우고 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극복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으면 출마하지 않았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이어 "결과를 예측하지 않고 목표를 정한 뒤 장애물을 하나씩 넘어가고 있다"며 "도전해서 성공하는 것 뿐만 아니라 힘에 부치고 벽에 부딪쳐서 장렬하게 패하는 것도 아름다운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양정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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