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하일 프라드코프 총리의 사직을 받아들이고 빅토르 주브코프(65ㆍ사진) 러시아 연방 재정감시국장 신임 총리로 지명했다고 BBC가 12일 보도했다.
보리스 그리즐로프 국가두마(하원) 의장은 “푸틴 대통령이 주브코프에 대한 총리 지명을 통보해 왔다”며 “의회는 14일 총리 임명 동의를 위한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에서는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푸틴 대통령이 염두에 둔 차기 대통령 후보가 신임 총리로 임명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 동안 세르게이 이바노프 제1부총리가 가장 유력한 후계자라는 관측을 깨고 주브코프 국장이 지명됨에 따라 푸틴의 후계 구도를 둘러싸고 새로운 변화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주브코프 지명자는 스베르드로브스키주(州) 출신으로 2004년부터 연방 재정감시국장을 역임하고 있다. 주브코프는 이바노프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으나 19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반까지 상트 페테르부르크시에서 무역위원회 부위원장, 세금감독부장 등을 역임할 당시 푸틴과 함께 근무한 적이 있는 최측근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러시아 현행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이 총리를 지명 국가두마에 통보하면 두마는 1주일 이내 임명 동의를 위한 가부 투표를 실시해야 한다.
이에 앞서 푸틴 대통령은 이날 미하일 프라드코프 총리의 사직을 수용한 뒤 내각을 전격 해산했다. 프라드코프 총리는 “러시아는 앞으로 중요한 정치적 일정을 앞두고 있다”며 “12월 두마 선거와 내년 대선을 앞두고 푸틴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사임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새 총리 임명 전까지 프라드코프 총리에게 총리 직무대행을 맡도록 했다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이 밝혔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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