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의 두 번째 경선후보 합동연설회가 열린 10일 충북 청주 실내체육관. 이 곳은 8월 3일 한나라당 합동연설회가 열린 곳이다. 체육관 객석을 돌며 커피를 파는 한 상인은 두 합동연설회에 대해 흥행 점수를 매겼다. "오늘은 사람 숫자도, 열기도 반의 반도 안 돼요."
대통합민주신당은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짜릿한 국민 경선의 막이 올랐다'고 선전하고 있지만 정작 흥행 몰이를 해야 할 합동연설회장은 썰렁하다. 10일엔 실내체육관 4,500석 중 절반이 빈 자리로 남았고, 8일 제주 시민회관에서 열린 첫 합동연설회 때도 약 1,000명(당 추산) 밖에 모이지 않았다.
제주에서 등록한 선거인단이 약 5만명에 달하는 것을 생각하면 지나치게 초라한 수치다. 그나마 참석자의 대부분은 캠프 측이 데리고 온 골수 지지자들인 것으로 상대 캠프는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수천 명이 몰려들었던 한나라당 연설회 때와 대조를 이뤘다. 8일 제주에선 후보들이 15분 간 연호도 거의 나오지 않는 '무반응 연설'을 해야 했다.
이러다 보니 "고작 이런 바람 몰이로 이명박 후보를 추격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대통합민주신당은 지지부진한 지지율에 대해 "경선이 시작되면 달라질 것이다. 경선 흥행을 발판으로 이 후보를 따라잡겠다"고 호언했었다.
한 당직자는 "2002년 대선 때도 경선 초반엔 분위기가 안 뜨다가 순회 투표를 시작한 뒤에 달아 오르기 시작했기 때문에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가 흥행 관리를 못한다는 불만도 나왔다.
한 캠프 관계자는 "하필 제주 사람들이 '효의 근본'이라 여기는 벌초를 하는 주말로 제주 연설회 날짜를 잡고, 당 홈페이지에 그 흔한 '연설회 다시보기 동영상'도 올리지 않는 등 아마추어 수준"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11월 범여권 후보 단일화로 1 대 1 구도가 되면 적어도 '45대 35' 대결은 되지 않겠나" "어차피 경선이 동원 싸움인데 연설회가 흥행되면 뭐 하나" 같은 자조 섞인 '흥행 무용론'마저 나온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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