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 예비후보들이 11일 서울에서 대선의 핵심 화두인 '경제'를 놓고 맞붙었다. 후보들은 이명박 후보의 '747'(7% 성장, 4만달러 소득, 세계 7대 강국) 공약에 대해선 "부유층과 성장ㆍ개발 위주의 정책"이라고 한 목소리로 비판했지만, 서로를 향해서도 가시 돋친 설전을 벌였다.
경기지사 시절 경제 성과를 강조해 온 손학규 전 지사가 일차 타깃이었다. 특히 손 전 지사와 이해찬 전 총리는 번번이 충돌했다. 손 전 지사는 이 전 총리와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관계까지 거론하며 군불을 지폈다.
한명숙 전 총리는 "경지지사 때 만든 일자리가 74만개라고 자랑하지만 이는 수도권 집중화 때문이지 개인의 성과가 아니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이 전 총리는 "총리 시절 16개 시도지사가 모두 참석한 회의에서 손 전 지사가 상수원 보호구역에까지 공장을 증설해달라는 걸 보고 대선에 뜻이 없는 줄 알았다"고 비꼬았다.
국민 연금 문제를 놓고서도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손 전 지사와 이 전 총리간의 날선 공방이 이어졌다. 이 전 총리는 "정책은 때를 놓치면 고치기 어려운데 장관 시절 잘못 설계된 국민연금에 손을 대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고 손 전 지사를 겨냥했다.
이에 손 전 지사가 "(내가 장관하던 90년대 중반에는) 국민연금기획단을 만들어 제대로 시작하기 전인데…"라고 해명하자, 이 전 총리는 "국민연금은 88년부터 시행됐다"고 쏘아붙였다.
손 전 지사는 이 전 총리에게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이 후보의 핵심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고 공격했다. 이에 이 전 총리는 "신정아와 나를 엮어볼까 하는데 옳은 태도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개성공단 이슈를 선점한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도 공격을 당했다. 유시민 의원은 "마치 혼자 다한 것처럼 '개성동영'이라고 하는 건 지나친 과장이자 과대광고 의혹이 있다"고 몰아붙였다.
이에 정 전 의장은 "정부 내 속도조절론이 있었지만 돌파해냈다"고 맞섰다. 이 전 총리도 "내가 자카르타에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나 개성공단의 물꼬를 터줬다"고 강조하자, 정 전 의장은 "(이 전 총리가) 김 상임위원장을 만난 것은 2005년 5월이지만 개성공단을 만든 건 2004년 12월"이라고 반박했다.
유 의원은 손 전 지사에게 "도지사 시절 지역 행사에 자주 오더라"며 "대통령이 돼 그런 태도로 일하면 전시행정"이라고 공박했다. 그러자 손 전 지사는 "유 후보는 나이도 젊으니 지사를 한번 하고 오시라"고 받아 넘겼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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