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11일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 비호 의혹과 관련, "내가 지금 난감하게 됐다"며 "할 말이 없게 됐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가진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대체로 스스로의 판단에 대해 비교적 자신감을 가져 왔고, 지금까지 크게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해 왔다"며 "그러나 이번에는 그 문제에 대한 내 스스로의 판단에 대한 자신이 무너졌다. 무척 당황스럽고, 힘들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일부 비서진이 국민에 입장을 표명할 필요가 있다는 건의를 했지만 지금도 전반적 상황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어떤 방향으로 말을 하면 좋을지 판단하기 어렵다" 며 "검찰 수사를 통해 사실이 가려지고 결과가 확정이 되면 입장을 정리해서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정윤재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세무조사 무마 청탁 의혹 사건에 대해 "정 전 비서관이 주선한 자리에서 뇌물이 전달됐고, 고위공무원이 처벌을 받게 됐으니까 그 점은 부적절한 행위이고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언급했다.
노 대통령은 "만일 검찰 수사 결과, 심각한 불법 행위가 있다면 이것은 측근 비리라고 이름을 붙여도 변명하지 않겠다" 며 "나와 그의 관계로 봐서 내가 사과라도 해야 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평화협정은 제안할 생각이 있느냐는 수준이 아니고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북핵 문제를 1순위에 둘 만큼 중요한 문제라는 건 인정하지만 이미 그 문제는 풀려 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 다음 단계가 중요하다"며 "북핵 문제 다음 단계는 평화 정착이고, 더불어 경제 협력이 실질적으로 가속화하고 증진될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 주제"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변 전 실장 사건 관련 언급에 대해 한나라당은 게이트로 규정하면서 배후 규명을 촉구했다.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도 "노 대통령이 국민 앞에 사과하는 것이 바람직했다"고 지적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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