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비자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중국 경제에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해 8월 소비자 물가가 작년 동기에 비해 6.5% 인상됐다고 밝혔다. 1996년 12월 이후 최대 오름폭이다. 올해 1월부터의 누적 물가인상률은 3.9%로 집계됐다.
이날 물가 발표로 상하이(上海) A 증시 주가지수는 전날 보다 241.32 포인트(4.51%) 내린 5,113.97로 마감하면서 폭락했다. 중국 당국의 강력한 긴축 조치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물가 인상은 49%의 기록적인 상승률을 보인 육류를 포함, 18.2% 뛴 식품가격이 주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육류가격 인상은 중국 전역에 창궐하는 돼지청이병으로 인해 돼지고기 가격이 폭등하면서 비롯됐다. 이로써 중국 물가는 올해 3월 이후 6달째 중국 당국의 물가 인상 억제선인 3%를 상회하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이 7월 물가가 5.6%의 상승률을 기록하자 유동성 축소를 위해 기습적으로 이자율을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물가 상승 추세가 전혀 꺾이지 않은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 같은 물가인상이 지속돼 인플레이션이 이어질 경우 자산 가치 하락과 실질 생활 수준 저하 등의 부작용을 낳아 중국 경제뿐 아니라 세계 경제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 경제의 침체 분위기가 감지되는 상황에서 중국에서도 강력한 경기 억제 정책이 동시에 진행될 경우 한국 경제 등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일단 중국의 물가 인상은 매달 200억 달러를 상회하는 무역흑자, 위안화 인상을 노리고 몰리는 핫머니, 유례없는 증시활황 등으로 인한 유동성 과잉 탓이다.
하지만 중국 경제가 브레이크 없이 질주하는 상황이라는 점도 부인하기 어렵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이후에도 중국 증시는 나홀로 상승을 거듭하면서 상하이 증시 지수가 꿈의 지수라 불렀던 ‘5,000’포인트를 넘어섰다.
부동산 경기의 과열도 식을 줄을 모르고 있다. 건전 성장이 아닌 과열 성장의 조짐이 여기 저기에서 포착되고 있는 것이다. 향후 과열을 식히기 위한 긴축조치, 미 경제의 침체로 인한 중국의 대중 수출 감소 등이 자칫 그간의 거품을 붕괴시킬지도 모른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중국 당국이 올해 들어 유동성 과잉 해소를 위해 이자율을 4번이나 인상하고, 무역 흑자 축소를 위해 가공무역 세제혜택 축소 등 조치를 취했는데도 과열이 식지 않고 있는 것은 중국 경제의 이상 징후로 읽혀진다.
관측통들은 향후 중국의 긴축조치가 한국의 대중 수출과 한국 증시에 큰 영향을 주는 중국 증시 등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베이징=이영섭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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