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시사주간 타임은 수하르토(86ㆍ사진)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명예훼손을 이유로 자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인도네시아 대법원이 수하르토의 손을 들어준 것은 언론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토둥 물야 루비스 타임측 변호사는 11일 AFP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판결은 언론 자유에 타격을 가하는 것으로 인도네시아에서 언론이 제 역할을 할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며 “타임은 언론 자유 수호를 위해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네시아 대법원이 현재 수하르토가 저지른 부패로 손실된 15억달러의 국가 자산을 회수하기 위한 재판을 계획 중임에도 타임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수하르토에게 승소 판결을 내린 것은 아이러니”라며 “판결에 굴복하지 않고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 현행 법상 타임이 사법심사를 청구하려면 새로운 증거를 확보하거나 재판 과정에 하자가 있어야 한다고 AFP는 보도했다.
한편 인도네시아 대법원은 10일 수하르토 전 대통령이 낸 명예훼손 소송에서 두 차례의 하급심을 뒤집고 타임이 1억600만달러(한화 약 995억원)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타임 아시아판은 1999년 5월, 11개국 특파원의 4개월간에 걸친 탐사보도를 통해 수하르토와 6명의 자녀가 퇴임 직후 150억 달러를 해외 은행 계좌를 통해 빼돌리는 등 부정 축재한 사실을 커버스토리로 보도했다.
이 보도로 인해 수하르토는 명예가 훼손됐다며 270억 달러를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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