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신정아씨의 정도 이상의 ‘친밀한 관계’가 드러나면서 검찰이 신씨 컴퓨터(PC)에서 삭제된 이메일을 어떻게 복구했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삭제 이메일 복구는 국내외에서 개발한 전문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간단히 해결된다.
11일 관련 업체들에 따르면 검찰, 경찰, 국가정보원 등 수사기관들은 국내외에서 개발한 삭제 이메일 복구 전문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다. 대표적 프로그램이 국내업체 파이널데이터가 개발한 ‘파이널포렌직’(farensic)과 미국업체가 만든 ‘인케이스’다.
이 프로그램들을 이용해 PC를 검색하면 삭제 이메일 목록은 물론, 그 내용까지 보여준다. 또 ‘신정아’처럼 특정 검색어를 입력하면 관련 내용이 들어 있는 특정 이메일까지 찾아준다.
복구 소프트웨어는 이용자가 이메일을 삭제해도 운용체제(OS)가 해당 이메일이 삭제됐다는 표시만 해놓을 뿐, 실제 이메일 내용은 고스란히 남는다는 점을 이용한다. 즉 이용자의 눈에만 보이지 않을 뿐 PC에 그대로 저장돼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복구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 운용체제가 삭제 표시를 해놓은 이메일 내용까지 볼 수 있다.
파이널데이터 관계자는 “대부분의 국내 수사기관에 파이널포렌직과 인케이스가 공급됐으며 국내 대기업들도 사용한다”며 “저장된 이메일 숫자에 따라 복구시간이 달라지지만 일반적인 경우 수 시간 내 복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메일 뿐만 아니라 휴대폰의 삭제된 문자메시지(SMS)도 복구할 수 있다. 파이널데이터가 지난해 말 개발한 ‘파이널 모바일 포렌직’은 휴대폰의 삭제된 SMS를 복구하는 프로그램이다. 휴대폰 SMS 역시 지웠다는 표시만 될 뿐 실제 SMS 내용은 지워지지 않는다.
따라서 복구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 삭제 SMS의 내용을 다시 볼 수 있다. 파이널데이터 관계자는 “이를 사용하면 국내에서 출시된 휴대폰 종류 가운데 80%는 삭제 SMS를 복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제품은 일반인에겐 판매하지 않는다.
이메일을 OS에서 완전히 삭제하려면 전문업체가 판매하는 완전 삭제용 소프트웨어를 이용해야 한다. 그러나 이 소프트웨어는 기업에만 판매되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이용하기 힘들다. 일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인터넷상에 무료 소프트웨어를 뿌리기도 하지만 기능이 완벽하지는 않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