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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이유 있는 항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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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이유 있는 항변

입력
2007.09.12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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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민주신당 경선 선두주자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10일 청와대의 경선 개입을 강하게 비난했다. 복수의 청와대 고위인사가 자신의 지역조직 책임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지지를 철회하라고 종용한 것은 물론이고 노무현 대통령도 비슷한 의사를 전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은 1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손 전 지사를 직접 거명하며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것이 선거에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고 일축했다. "졸렬한 전략이자 스스로 한 묶음이라고 생각하는 정치세력 일부를 배척하는 필패전략"이라고 덧붙였다. 정치적 술수라는 뜻이다.

그러나 손 전 지사의 최근 태도나 정치상황으로 보아 그의 주장을 꼼수라고 보아 넘기기 어렵다. 한때 노 대통령을 '식물 대통령'이라고까지 불렀던 그는 범여권 합류 이후로는 대통령과 청와대에 대한 비난 수위를 많이 낮추었던 게 사실이다.

말만 국민경선이지 실제로는 과거 열린우리당 세력을 주축으로 한 범여권 지지 성향의 선거인단으로부터 표를 얻어야 하는 그의 정치적 이해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같기는 어렵다.

통합신당의 후보경선 분위기는 손 전 지사의 문제 제기가 공연한 것이 아님을 보여 준다. 정치 경력과 성향으로 보아 '친노 계열'로 분류되는 이해찬 한명숙 유시민 후보 등이 끊임없이 손 전 지사의 정체성을 물고 늘어지고 있다.

통합신당이 '도로 열린우리당'이 아니라 민주ㆍ개혁세력의 새로운 결집체라고 말하면서도 자꾸만 "왜 왔느냐"고 추궁하고 있으니 손 전 지사가 '조직적 반대'를 감지할 만하다. 통합 추진세력의 손짓에 따라 한나라당을 나와 범여권에 합류할 때부터 대통령과 청와대 주변에서 비판적 시각이 끊이지 않았던 것도 신경을 곤두서게 한 요인이다.

따라서 다소의 과장이 섞여 있더라도 제기된 문제에 대해 우선 주변을 점검하는 것이 먼저다. 대통령이 기다렸다는 듯이 역공에 나서는 모습 자체가 양측의 갈등을 알게 해 준다. 더욱이 이날 기자간담회는 '변양균 의혹'에 대해 대통령이 오판을 고백한 자리가 아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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