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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물류 현장 두바이 "글로벌 물류 패권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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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물류 현장 두바이 "글로벌 물류 패권 잡아라"

입력
2007.09.12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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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5일 아랍에미리트 연합(UAE)의 경제 심장부 두바이. 정부 소유의 항만 관리회사 두바이 포트월드(DP월드) 본사에 있는 '부산룸'에서는 한국에서 날아온 부산신항 관계자들과 이 회사 중역들이 점심도 거른 채 마라톤 회의가 한창이었다.

우리나라 최대 항만인 부산신항의 운영권을 갖고 있는 DP월드가 중국 상하이 인근 양산항 개항으로 동북아지역 환적화물 물동량을 빼앗기자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세계 물류 패권을 장악하기 위한 글로벌 항만회사간 소리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현재 홍콩 허치슨과 싱가포르의 PSA, '중동의 싱가포르'로 불리는 두바이 DP월드 등 세계 10대 글로벌 항만운영업체가 세계 물동량(컨테이너 기준)의 53.4%를 점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두바이 DP월드와 싱가포르 PSA인터내셔널 간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

1999년 두바이 항만공사(DPA)와 두바이 항만인터내셔널(DPI)이 합쳐져 탄생한 DP월드는 불과 8년 만에 중국 상하이와 캐나다 밴쿠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등 30여 개 항만 운영권을 닥치는 대로 사들였다. 2006년엔 싱가포르 PSA를 제치고 세계 4위의 영국 항만관리회사 P&O를 7조원에 인수했다.

DP월드는 두바이 제벨알리 항만을 2010년 1,500만 TEU, 2020년 2,000만 TEU 수준으로 늘린다는 목표로 항만확대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DP월드 마이크 무어 부사장은 "장기적으로 세계 1위 항만회사로 올라설 것"이라며 "부산신항과 같은 항만권 인수를 통해 덩치를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맞선 싱가포르 PSA의 수성 작전도 만만치 않다. PSA는 아시아 최대 허브항인 싱가포르항의 독점 운영사. 2006년 2,480만 TEU의 컨테이너를 처리해 세계 1위에 올랐다.

PSA 또한 세계 유수의 항만 인수를 통해 덩치를 키우고 있다. 벨기에 앤트워프항을 시작으로 우리나라 인천항, 중국 광저우항, 네덜란드 로테르담항, 인도 첸나이항 등 15개국 26개 항만을 보유하고 있다. 환적화물 처리비율이 80% 이상이라 수익성도 높다.

PSA의 대외협력 담당 매니저 크리스토퍼 첸은 "싱가포르항은 현재 개발이 멈춘 상태이지만, 수요에 따라 새 항만을 개발할 수도 있다"며 "항만 인수를 통한 물류 확대를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업체들도 세계 글로벌 항만회사들의 물류 패권 다툼에 가세할 움직임이다. 동부익스프레스, 대한통운, 현대산업개발 등 10개사 컨소시엄은 2014년까지 베트남 붕따우항에 5만톤급 3개 선석의 항만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물류지원단 이순중 국장은 "세계 12위권인 우리 무역규모를 감안할 때 초대형 3자 물류업체의 육성이 필요하다"며 "대형 항만사와 경쟁하려면 복수보다 단수의 항만운영사를 육성해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두바이ㆍ싱가포르ㆍ호치민=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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