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직장’으로 통하는 금융권의 취업 문은 예년보다 넓어졌다. 은행과 보험권은 작년과 엇비슷하거나 조금 늘어난 수준이지만, 증권업계가 증시 호황을 등에 업고 채용을 대폭 늘렸기 때문이다.
금융권 중에서도 취업 준비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장인 은행권은 하반기 1,200여명 가량을 채용한다.
예년보다 다소 늘어난 규모다. 주요 시중은행 중에서는 신한은행이 첫 스타트를 끊는다. 14일부터 28일까지 원서를 접수하는데 채용 규모가 지난해 150명에서 올해는 300명 가량으로 두 배 가량 늘었다.
그간 조흥은행과의 통합 작업 때문에 적극적인 채용을 하지 않았던 탓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수준인 200명 가량을 채용키로 하고, 27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원서접수에 들어간다. 그 뒤를 이어 국민은행(200여명) 기업은행(200여명) 하나은행(60여명) 등이 공채를 실시한다.
은행권의 최근 채용 트렌드는 학력 연령 전공을 따지지 않는 ‘열린 채용’이다. 필기시험도 점차 없어지는 추세다. ‘서류전형→실무 면접→임원 면접’ 전형이 주를 이룬다.
이에 따라 면접이 당락을 결정하는 중요 포인트로 작용한다. 신한은행 인사부 이종구 차장은 “은행이 아직은 보수적 업종이기 때문에 학점이나 외국어 성적 등은 기본으로 갖춰야 한다”며 “여기에 금융관련 자격증이나 활발한 사회 경험 등 본인만이 갖고 있는 특장점이 하나 이상 있어야 면접에서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투자은행(IB) 분야 전문가가 되겠다”
“프라이빗뱅킹(PB)을 선도하는 은행원이 되겠다”는 식으로 다소 거칠더라도 뚜렷한 비전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1세기 최고 직장’으로 꼽히는 금융 공기업들의 채용도 진행중이다. 한국은행과 산업은행이 10~14일, 금융감독원이 12~17일, 수출입은행이 7~21일 각각 원서를 접수한다.
채용 인원은 30~70명 내외. 이들 ‘빅4’는 시중은행과 달리 면접에 앞서 필기시험을 치르는데, 10월21일 같은 날짜에 실시한다. 워낙 우수 인력들이 모이기 때문에 중복 응시를 원천 봉쇄하기 위해서다.
보험업계의 신입사원 채용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삼성생명은 아직 그룹차원의 일정이 나오진 않았지만 지난해와 비슷한 110명 안팎을 예상하고 있다. 대한생명도 지난해와 같은 5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교보생명은 수시 채용으로 전환했다. 손해보험 업계도 채용 규모가 예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취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 증권가 문을 두드려 볼만하다. 증시 호조에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인력 수요가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전체 채용 규모가 예년의 두 배 이상이다.
동양종금증권은 자산관리영업 강화를 위해 지난해(50명)의 5배에 달하는 250명 규모의 대졸신입사원 공채를 진행 중이고, 한국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은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많은 200명, 100명씩을 뽑는다.
증권투자상담사, 선물거래상담사, 금융자산관리사 등 금융 관련 자격증 소지자가 우대되며, 영어나 외국어 등 외국어에 능통할 경우에도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게 인사 담당자들의 조언이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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