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끝난 것도 아니고 끝나지 않은 것도 아니야.’
KBS <개그콘서트> 의 ‘같기도’의 유행어처럼, 최근 국내 드라마에서 확실한 결론을 내지 않는 ‘모호한 엔딩’이 유행하고 있다. 개그콘서트>
MBC <개와 늑대의 시간> 은 마지막 회에 폭탄테러를 당한 국정원의 정 부장(김갑수)이 돌아오고, 주인공 수현(이준기)이 다른 임무를 맡는 열린 결말로 마무리 됐다. MBC <히트> 역시 연쇄 살인 사건이 종료된 뒤 또 다른 사건을 암시하는 결말로 극을 종결했다. 히트> 개와>
당연히 ‘해피엔딩’으로만 마무리 되던 남녀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도 확실한 끝맺음을 보여주지 않는 경우가 있다. SBS <강남 엄마 따라잡기> 와 MBC <新현모양처> 는 모두 삼각관계에 놓인 주인공이 어느 쪽과도 맺어지지 않는 결말을 보여줬다. 新현모양처> 강남>
TV 칼럼니스트 정석희씨는 “과거 시청자들은 드라마 제작진이 이야기의 결말을 내리는 것을 좋아했지만 최근에는 여운을 남기며 상상을 펼칠 수 있는 것을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에서도 미국 드라마와 같은 시즌제 드라마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열린 결말은 시즌제 드라마를 위한 장치로 사용되고 있다. 케이블 채널 tvN <막돼먹은 영애씨> 는 시즌 1의 마지막 회에 모든 인물들이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 자연스럽게 시즌 1과 시즌 2가 연결되기도 했다. <개와 늑대의 시간> 과 <히트> 는 마니아 시청자들에게 시즌 2 제작을 요구받는 중이다. 히트> 개와> 막돼먹은>
하지만 시즌 2 제작에 대한 보장이 없는 상태에서의 열린 결말은 오히려 작품을 제대로 마무리 못하는 이유가 된다는 지적도 있다. 한 방송관계자는 “출연자의 다음 시즌 계약을 비롯해 시즌제에 대한 확실한 준비가 없으면 열린 결말은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MBC <달콤한 스파이> 는 시즌제를 염두에 두고 주인공의 생사마저 불분명한 결말을 지었지만 결국 다음 시즌이 제작되지 않아 ‘미완’의 드라마로 시청자들에 기억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드라마의 모호한 결말은 결말만큼이나 오리무중인 한국 시즌제 드라마의 앞날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달콤한>
강명석 객원기자 lennone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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