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백만장자 탐험가이자 ‘진기록 사냥꾼’ 인 스티브 포셋(63)이 3일 비행 도중 실종됐다.
무착륙 세계일주 비행 보유자인 포셋은 이날 오전 8시45분 단발 비행기를 타고 네바다주 서부 예링턴 부근의 개인 비행장을 출발했으나 귀환하지 않아 가족들이 실종신고를 냈다.
연방항공청(FAA) 당국자는 “포셋은 당일 항공관제당국의 통제를 받지 않고 출발해 어떠한 교신도 이뤄진 바 없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포셋이 짧은 비행을 예정했기 때문에 위성전화는 물론 전파수신 장비도 휴대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의 후원자인 영국의 갑부 서 리처드 브랜슨은 “포셋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차량 운전 기록에 도전할 생각으로 적당한 장소를 물색하기 위해 이날 비행에 나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2002년 사상 처음으로 기구를 타고 세계를 무착륙 일주하면서 화제를 모은 그는 2005년 재급유 없이 혼자 비행기를 몰고 67시간 만에 세계일주에 성공하면서 기록제조기로서 명성을 얻었다. 지난해에는 다시 76시간 45분 동안 무착륙 비행에 성공해 자신의 기록을 깨기도 했다.
당시 그는 무사귀환한 뒤 “3일동안 비행하면서 한번도 5분 이상 자지 않았고, 밀크셰이크만 마시며 버텼다”고 말했다. 2001년에는 배로 대서양을 4일 17시간만에 횡단, 이전 기록을 43시간 35분 단축했고, 2004년에도 최단시간 횡단기록을 세웠다. 포셋은 대륙횡단 비행과 장거리 기구 탑승, 항해 등 5개분야에서 116개의 신기록을 세웠으며, 이중 76개는 아직 깨지지 않고 있다.
포셋의 다음 모험의 목표는 제트추진 경주용 자동차로 최고속도 신기록을 세우는 것이었다. 이날 그의 비행도 네바다 사막에서 적당한 장소를 물색하기 위한 답사 성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7월 미국 항공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포셋은 스탠퍼드대학을 졸업하고 워싱턴대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한 뒤 시카고 증권업계에서 일하다 ‘마라톤증권’을 창업하며 부를 쌓았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