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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한국쾌담' 베이징大 교수가 2년간 보고 느낀 한국·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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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한국쾌담' 베이징大 교수가 2년간 보고 느낀 한국·한국인

입력
2007.09.11 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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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칭둥 지음ㆍ김태성 옮김 / 올림ㆍ287쪽ㆍ1만원"극단적 편 가르기 서점도 없는 대학…"' '孔子 73대손'의 일침

“예컨대 월드컵 축구 기간에 한국에서 나라 전체가 거리로 나와 승리를 경축하면서 응원에 열중해 있을 때, 한국에 거주하는 중국인 교수들은 극도의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했다.” 한국을 잘 안다는 외국인이 쏜 직격탄에 우리는 멈칫할 수밖에 없다.

열광하는 한국인들과 섞여 들지 못하면 금세 성마른 질문이 날아 온다고 그는 말한다. “우리 한국을 좋아하지 않느냐?”, “당신은 동양 사람 아니냐?” 등 쏘아붙이는 말이 아니면 최소한 따가운 시선을 감내해야 한다는 것.

한국의 가장 큰 무역 상대국이자 그 쪽으로 방문하는 한국인 수만 한 해 390만명에 달하는 곳, 중국. 그러나 중국에서 발행된 한국 관련 책은 눈 씻고 찾아 봐야 할 판. 중국은 우리의 영원한 짝사랑인가? 베이징 대학 중문과 쿵칭둥(43ㆍ孔慶東) 교수가 쓴 소리 한다.

이화여대 교환 교수 생활 2년, 40여개 대학 방문, <퇴마록> 에서 <조선왕조실록> 등 고금의 도서 섭렵 등 부지런함 덕에 책은 생동감에 차 있다. 입 바른 소리는 상식을 거역한다. 한국의 스포츠 열기를 체험한 그는 “한국의 금메달은 객관적인 전력에 따라 필연적으로 손에 들어온 것이 아니라 목숨을 걸다시피 해 따낸 것”이라며 “한국의 스포츠 성적은 감격을 넘어 비애를 느끼게 한다”고 일축한다.

필자의 지적은 더러 불편하다. 올림픽 경기 당시 미국, 중국이 숨막히는 금메달 경쟁을 하고 있을 때였다. 함께 TV를 보는 한국인들에게 중국은 그다지 다급해 보이지 않았다고 책은 쓴다. 그 같은 경험을 근거로 그는 “중국의 애국심은 한국의 10분의 1”이라며 “반도 민족인 한국인들에게는 민족주의적 태도가 이익보다는 폐단이 많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한국 여성의 성형 풍조를 비꼰 ‘김희선은 더 이상 없었다’, 책 안 읽는 한국 대학생들에게 일침을 가한 ‘이화여대에는 서점이 없다’ 등의 대목은 우리를 돌아보게 한다.

이 땅의 극심한 색깔 가르기에 대해서도 책은 할 말 많다. 극단주의적 사유 방식, 전제와 민주 사이에서 이것 아니면 저것이라는 식의 양자택일 논법에서 비롯된 폐해라고 책은 결론 짓는다. 이제 건강하고 구체적인 중도를 개척하기 위해 노력할 때라는 지적도 덧붙인다.(230쪽)

저자는 이미 자국에서 입바른 소리의 대가를 톡톡히 치른 인물이기도 하다. 인민 대표 회의장에서 거리낌 없이 의견을 피력하다, 사방에서 쏟아지는 반대의 화살을 맞기가 다반사이다. 그 저변에는 베이징대 ‘10대 우수 교수’에 선정된, 공자의 73대 직계 후손이라는 자부심이 깔려 있다.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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