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국제뉴스 전문지 국제선구도보(國際先驅導報)는 탈레반 대변인 등을 취재해 여러 차례 특종을 낸 아프간인 프리랜서 기자 시야프를 카불에서 인터뷰, 탈레반에 관한 궁금증의 일단을 풀어주었다.
시야프는 아프간 언론인 가운데 탈레반 반군이 장악한 지역을 수시로 드나들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자 중 한명으로 그간 탈레반 정보를 외국 언론에 제공하는 통로 역할을 해 왔다.
카불대학 신문학과를 졸업한 시야프는 3년 전 탈레반 측과 우연히 선이 닿았다. 당시 미국계 언론사에 근무하던 시야프에게 탈레반 대변인 압둘 라티프 하키미가 먼저 연락을 해 왔던 것이다. 하키미는 “당신 기사가 비교적 공정한 것으로 판단돼 선택했다”고 접촉 이유를 설명했다고 한다.
이후 시야프는 하키미와 직접 통화 혹은 접촉을 했으며 하키미가 2005년 10월 체포된 다음에는 현재의 카리 유수프 아마디 대변인과 연락을 취하고 있다. 시야프는 하키미와 아마디 모두 정규 고등 교육을 받았으며 특히 하키미는 4권의 책을 저술한 지식인이라고 전했다.
시야프는 하키미가 검거된 뒤 탈레반 대변인은 더 이상 본명을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전화 목소리로 짐작컨대 아마디는 2명 이상의 인물일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또 아마디와 통화 중 가끔 어린이 목소리가 들리는 것으로 보아 아마디가 집에서 전화 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짐작했다.
시야프는 탈레반 관계자의 전언을 근거로 탈레반 대변인은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최신 컴퓨터를 설치한 사무실을 가지고 있다고 추측했다.
시야프는 탈레반이 얼마 전 100만 달러 정도를 들여 학교를 설립, 무장대원을 가르치고 있다고 전했다. 그의 분류에 따르면 탈레반 전사는 세 종류다. 첫째는 아프간 현지인으로 탈레반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거의 문맹자이다.
두 번째는 외국에서 ‘성전’을 수행하기 위해 온 사람들로 20대의 혈기왕성한 젊은이가 많으며 세 번째는 아마디 대변인 같이 정규 교육을 이수하고 신앙심이 돈독해 알라신을 위해 기꺼이 몸을 바칠 각오를 한 지도층과 지휘관 그룹이다.
아프간은 인구는 급증하고 있지만 변변한 기간 산업이 없어 노동 가능 인력 대부분이 실업자 신세다. 때문에 탈레반에 가입하는 것은 가족을 부양하는 좋은 호구지책이라고. 탈레반 대원은 고정 수입은 없어도 일종의 보너스를 부정기적으로 받는데 이를 월평균으로 나누면 300달러 정도 되며 이는 아프간 정부군 임금의 두 배가 넘는다.
탈레반 대원은 평상 시 일반 주민처럼 옷을 입고 민가에서 숙식하면서 수시로 거처를 옮기지만 기율이 엄격해 주민에게 불편을 끼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고 시야프는 전했다. 이 때문에 탈레반은 정부군이나 경찰보다 더 많은 민심을 얻으면서 아프간 남부 지역에 근거지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시야프에 따르면 탈레반의 가장 큰 자금원은 아편 재배업자와 밀매업자로부터 거둬 들이는 ‘세금’이며 탈레반의 ‘성전’을 성원하는 외국 특히 이슬람권의 기부금과 부유층으로부터 징수하는 ‘보호세’도 주요 자금원이다.
아프간에서 대테러 전쟁을 주도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이 탈레반 반군을 5,000명에서 2만명 사이로 추정하는 것에 대해 시야프는 “탈레반 병력은 3만명 이상”이라고 반박했다.
한성숙 기자 han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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