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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빈 씨티그룹 이사회 의장 "美금융위기發 리스크 관리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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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빈 씨티그룹 이사회 의장 "美금융위기發 리스크 관리할 때"

입력
2007.09.11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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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신중할 때입니다.”

클린턴 정부의 재무장관을 지낸 로버트 루빈 씨티그룹 이사회 의장은 6일 “미국에서 비롯된 금융위기가 전세계로 퍼지고있는 만큼 리스크 관리에 역점을 둬야 한다”고 신중론을 밝혔다.

그는 이날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한국씨티은행 출범 3주년(한국진출 40년)기념식에 참석해 세계경제와 한국경제의 앞날에 대해 강연을 했다.

그는 “미국의 주택가격이 점점 떨어지고 있고 서브 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의 디폴트(채무불이행) 비율이 늘어나 심각한 경제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며 “일단 소프트랜딩(연착륙)한 다음 하드랜딩(경착륙)할 가능성이 높으나 상황이 더 악화할 수도 있으니 투자자의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인하하면 숨통은 트이겠지만 사람들의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수 있고 금리인하로 달러가치가 하락해 가뜩이나 많은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현재 버냉키 FRB 의장이 잘 하고 있다”고 평했다.

루빈 의장은 최근 금융위기를 아시아 외환위기(1997~98년)에 빗대 설명했다. 그는 “특히 한국의 외환위기가 오랜 호황에 심취해 일찍 샴페인을 터뜨린 게 원인이었던 것처럼 미국에서 비롯된 오늘의 위기상황도 우리들의 본성이 2002년 이후 계속된 호황 속에 안주해 확대되는 리스크 대비를 안 하고 경시한 탓”이라고 진단했다.

해결방법 역시 과거의 교훈을 들여다보라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의 외환위기 탈출은 해외차관이 도움이 되기도 했지만 근본이유는 지도자의 과감하고 현명한 결단, 견실한 정책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의 전망에 대해선 낙관론을 펼쳤으나 전제조건을 달았다. 그는 “한국은 더욱 교역을 개방해야 하고 노동 등 분야에서 규제적인 보호조치는 개선해야 한다”고 한 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양국에 많은 기회와 이익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한국의 자본시장통합법과 관련해선 “골드만삭스나 메릴린치처럼 성장하려면 국내시장부터 기반을 착실히 다지라”고 조언했다.

루빈 의장은 미 하버드대와 예일대에서 각각 경제학(학사)과 법학(석사)을 전공하고 90년부터 3년간 골드만삭스 공동회장, 클린턴 정부 시절(95~99년) 미국 재무부 장관을 지냈다. 그는 민간에 있을 땐 최고의 수익률을 자랑하는 ‘월가의 신화’로 통했고 공직에 있을 땐 재정적자 축소로 미국의 활황을 이끈 ‘루비노믹스’(Rubinomics)로 유명했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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