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운이 아니라 실력으로 인정 받아서 좋다."
7년 만에 US오픈테니스 16강 신화를 재현한 이형택(31ㆍ삼성증권)이 금의환향했다.
5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이형택은 US오픈 16강 진출에 대한 소감을 묻자 "2000년 처음 US오픈 16강에 갔을 때와는 느낌이 달랐다. 당시에는 처음 투어에 나갈 때였지만 이번엔 7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고 가정도 생겼다"면서 "이번 대회 16강 진출자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다고 들었는데 그런 점이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형택은 지난 2000년 세계랭킹 182위의 무명이 US오픈 4회전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US오픈 16강은 역대 메이저대회에 출전한 한국 선수가 거둔 최고의 성적.
메이저 16강에 다시 오르기 위해서 이형택은 무려 7년을 기다려야 했다. 그 동안 이형택은 자신의 세계랭킹을 최고 36위까지 끌어올리며 차곡차곡 내실을 쌓았다. 생애 두 번째로 오른 메이저대회 16강에 대한 이형택의 감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는 "사실 2000년에는 운으로 16강에 갔다는 시각도 있었는데 이번에 다시 16강에 진출하면서 경험과 실력을 주위에서 인정해줘 기분이 좋다"고 미소 지었다.
좋은 성적을 거둔 비결은 마음을 비웠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특별히 단점을 보완했다거나 그런 것은 없다. 다만 예전엔 랭킹에 대한 부담, 이겨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 공격적인 플레이를 못했는데 최근 들어 테니스를 즐기자는 마음으로 하다 보니 잘 풀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계속된 US오픈 여자단식 8강전에서 세계랭킹 1위 쥐스틴 에냉(벨기에)은 세레나 윌리엄스(9위ㆍ미국)를 2-0(7-6 6-1)으로 누르고 4강에 올랐다. 에냉은 지난 6월 프랑스오픈부터 메이저대회 3회 연속 세레나와 8강에서 만나 모두 이겼다.
남자단식 2번 시드의 라파엘 나달(스페인)은 16강전에서 다비드 페러(15위ㆍ스페인)에 1-3으로 덜미를 잡혀 8강 진출에 실패했다.
김기범 기자 kik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