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루치아노 파파로티 타계/ 이웃집 아저씨의 미소 지닌 '오페라의 제왕'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루치아노 파파로티 타계/ 이웃집 아저씨의 미소 지닌 '오페라의 제왕'

입력
2007.09.11 02:35
0 0

6일 사망한 테너 루치아노 파파로티는 성악가 가운데 가장 높은 영예와 인기를 누렸던 오페라계의 슈퍼 스타였다. 오페라 팬이 아닌 이들도 그의 이름과 서정적이면서 장대한 목소리, 이웃집 아저씨 같은 친근한 미소를 기억한다.

특히 청아한 미성과 빼어난 고음 뿐 아니라 가사의 운율을 리드미컬하게 읽어내는 뛰어난 가사 소화 능력에서는 비교 대상이 없다는 게 음악계의 평가다.

음악 칼럼니스트 유형종씨는 “파바로티의 죽음은 한 시대의 종언”이라며 “엔리코 카루소에 견줄만한 위대한 가수로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파바로티는 1935년 10월12일 이탈리아 모데나에서 태어났다. 오페라광이자 아마추어 테너였던 아버지의 영향 아래 지역 합창단과 성가대에서 활동하긴 했지만, 정식 음악 학교를 다니지는 않았다.

19세에 사범 학교를 졸업한 뒤 개인 교습을 통해 뒤늦게 성악의 길을 선택했다. 오페라에 데뷔한 것은 26세 때였다. 61년 레지오 에밀리아의 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그곳 극장에서 푸치니 오페라 <라 보엠> 의 로돌포 역으로 데뷔했다.

63년 영국 코벤트 가든, 65년 이탈리아 라 스칼라, 68년 미국 메트로폴리탄 등 주요 오페라 극장에 차례로 데뷔하며 명성을 얻기 시작한 파바로티가 세계적 스타로 떠오른 결정적 계기는 72년 메트로폴리탄에서 열린 도니제티의 <연대의 딸> 공연이다.

그는 짧은 시간 안에 9번의 하이C(3옥타브 도)를 소화해내야 하는 아리아 ‘친구들이여, 오늘은 즐거운 날’을 120년 만에 악보대로 불러 ‘하이C의 제왕’이라는 별명과 함께 세계 음악계를 뒤흔들었다. 88년 독일 베를린 도이치 오퍼에서 열린 <사랑의 묘약> 공연 때는 1시간7분 동안 165번의 앙코르를 받아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파바로티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 테너 호세 카레라스와 플라시도 도밍고다. 파바로티는 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전야제 무대에서 이들과 함께 ‘스리 테너 콘서트’를 연 이후 세계 3대 테너로 불리며 세계 구석구석까지 이름을 알렸다.

또한 대중 가수들과 함께 한 ‘파바로티와 친구들’이라는 시리즈를 통해 고아와 빈민을 위한 자선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한국에는 77년과 93년, 2000년 세 차례 찾아와 공연을 했다.

하지만 파바로티의 말년은 음악적 성취와 무관한 사적인 문제로 얼룩졌다. 막내딸보다 어린 35세 연하의 비서 니콜레타 만토바니와 염문을 뿌리다 2000년 부인 아두아 베로니와 이혼했고, 2003년 만토바니와 결혼을 해 도덕적으로 타격을 입었다. 또 전성기를 넘기고도 은퇴를 하지 않아 지나치게 대중적 인기에 영합한다는 비난을 사기도 했다.

2004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토스카> 가 마지막 오페라라고 선언한 그는 고별 투어를 한 뒤 2005년 10월 이전에 완전히 은퇴하겠다고 밝혔지만 그 이후에도 공연을 계속했다.

지난해 7월 뉴욕에서 췌장암 수술을 받을 당시까지도 공연을 준비하고 있었다. 파바로티의 마지막 무대는 2006년 2월 토리노 동계올림픽 전야제.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 중 ‘공주는 잠 못 이루고’가 그가 무대에서 부른 마지막 노래다.

전 세계인의 열광적 지지를 받았던 ‘하이C의 제왕’ 파바로티, 이제 그의 이름은 전설로 남게 됐다.

■ 루치아노 파바로티

▲1935년 10월 12일~2007년 9월 6일

▲경력

-1961년 레지오 에밀리아에서 <라보엠> 의 로돌포로 데뷔

-1963년 영국 코벤트가든 데뷔

-1965년 이탈리아 라 스칼라 데뷔

-1968년 미국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데뷔

-1988년 독일 베를린 도이치 오퍼 <사랑의 묘약> 공연서 165번의 앵콜로 기네스북에 오름

-1991년 런던 하이드파크 공연에 15만 관객 운집

▲저서 <파바로티: 나의 이야기>

▲수상 내역

-1961년 이탈리아 레지오 에밀리아 국제 콩쿠르 우승

-2005년 런던시 자유상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