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 본경선의 판도를 뒤흔들 핵심 변수는 친노 후보 3인방의 단일화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 등 전현직 대통령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산술적으로만 보면 이해찬ㆍ한명숙 전 총리, 유시민 의원 등 친노 후보들의 득표율 합(33.93%)은 손학규 전 경기지사(24.75%)와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24.46%)을 훌쩍 뛰어넘는다.
본선 진입에 실패한 친노 후보들의 득표율을 감안하면 그 차이는 더 커진다.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 우리당에 대한 국민의 싸늘한 시선과는 달리 친노 진영의 발언권과 조직력이 만만치 않음을 엿볼 수 있다.
이는 본경선에서 친노 후보가 최종 관문을 통과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을 낳는다. 손 전 지사와 정 전 의장은 비노 진영을 양분한 가운데 제로섬 양상의 경쟁을 벌이는 반면 세 갈래로 나뉜 친노 진영은 후보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단일대오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문제는 친노 후보 3인방의 동상이몽이다. 이 전 총리와 한 전 총리는 단일화 시점을 공히 15일 울산ㆍ제주 경선 전으로 상정하고 있지만 서로가 자신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있고, 유시민 의원은 최소한 이달 말까지는 레이스를 펼치겠다는 생각이다.
현재로서는 이 전 총리가 가장 유리한 입장이지만 유 의원의 입장에 변화가 없을 경우 한 전 총리도 소극적으로 돌아설 개연성이 높다. 이 경우 참여정부평가포럼을 비롯한 노 대통령의 친위부대가 일정한 역할을 자임할 것으로 보인다.
당 안팎에선 노 대통령과 김 전 대통령의 영향력을 중대 변수로 꼽는 시각도 많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 대해 청와대가 고소 의사를 밝히면서 정국에 파란이 일고 있는 데에서 보듯 노 대통령은 언제든 대선구도를 뒤흔들 수 있는 현실권력이다.
김 전 대통령도 신당 창당과정을 통해 호남 중심의 전통적 지지층에 변함없는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사실이 재확인됐고, 모든 후보들이 김심(金心)을 얻기 위한 구애에 열을 올리고 있다.
물론 두 사람이 서로 다른 후보를 염두에 둘 경우엔 적잖은 파열음이 불가피하다. 또 대선이 가까워올수록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이 불필요한 정치 개입 논란으로 번질 공산도 크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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