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ㆍ11 테러 6주년을 앞두고 3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알 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의 비디오 메시지는 헤비메탈을 좋아하는 미국인이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영국의 선데이 텔레그래프가 10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국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빈 라덴의 메시지 작성자로 캘리포니아 주 출신 알 카에다 핵심 조직원 애덤 야히예 가단(28)을 지목했다는 것. 이들은 빈 라덴이 비디오를 통해 지구온난화와 세금, 대출이율, 부동산 모기지 문제를 열거하며 미국 정부를 조목조목 비난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 소식에 정통한 가단의 도움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십대 시절 잡지에 헤비메탈에 관한 글을 기고하며 외톨이로 지내던 가단은 15세이던 1995년 이슬람교로 개종한 뒤 19세 때 파키스탄으로 건너가 9ㆍ11테러를 계획한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와 친분을 쌓았으며 지금까지 알 카에다의 언론 담당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지금도 빈 라덴의 측근으로 활동하고 있을 것으로 미 정보기관은 추측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미국인 아잠(Azzam The American)’이라는 별명으로 알 카에다의 2인자 아이만 알 자와히리와 함께 비디오에 출연, 미국 등 서방 세계에 이슬람 개종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으며, 미국은 지난해 10월 그를 국가반역혐의로 기소했다. 미국이 국가반역죄를 적용한 것은 52년 당시 조지프 매카시 의원이 진보 인사들을 공산주의자로 몰아 기소한 사건 이후 처음이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관리 출신인 마이크 베이커는 “빈 라덴의 이번 메시지는 전적으로 가단이 쓴 것”이라며 “반 라덴은 그냥 떠벌이기만 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마이클 헤이든 CIA 국장은 이번 비디오 메시지에 대해 “알 카에다는 막대한 인명 피해와 끔찍한 파괴, 상당한 경제적 후폭풍을 유발할 목표물을 찾는 데 골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창만 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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