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경선에서 친노(親盧) 후보들 가운데 1위를 차지한 이해찬 전 총리측은 자신감에 차 있다. 예비경선 표 계산 결과 한명숙 전 총리, 유시민 의원 등과의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손학규 전 경기지사,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등을 넘어설 수 있다는 답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 전 총리측은 예비경선 결과를 정립(鼎立) 구도로 규정했다. ‘손학규 – 정동영 - 친노 후보’로 본다는 얘기인데, 이 전 총리가 친노 후보의 중심이라는 점을 전제하고 있다. 종전과 달리 공세적으로 후보 단일화에 나서겠다는 의도도 숨기지 않는다.
이 전 총리는 6일 기자간담회에서 친노 후보 전체의 예비경선 득표율 합이 40%에 이른다는 점을 강조하며 “후보 단일화를 이뤄내면 무난히 승리할 것”이라고 낙관론을 폈다. 또 “단일화 합의가 대의이자 목표”라고도 했다. 한 전 총리와 유 의원이 소극적으로 나올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포석이다.
이 전 총리는 친노 후보 단일화의 현실적인 경로로 ‘손학규 때리기’를 상정한 듯하다. 정 전 의장에 비해 당내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하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손 전 지사의 거센 비판이 친노진영 결집의 계기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이 전 총리는 “손 후보 대세론이 소멸되는 것 같다”고 단언한 뒤 “본선은 여론조사가 없어지고 공모 선거인단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라며 본경선에서 여론조사를 도입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여론조사 문제를 놓고 손 전 지사측과 정 전 의장측이 극한 대결로 치닫고 있는 터라 경우에 따라선 정 전 의장측과의 전략적 제휴도 점쳐볼 수 있다.
캠프에선 이 전 총리의 국정운영 능력을 부각시키는 데에도 주력하고 있다. 다음주까지 각각 4차례씩 진행될 TV토론과 합동연설회를 그 무대로 생각하고 있다.
캠프 핵심 관계자는 “경기지사 했던 분이 다른 지역을 알겠느냐. 또 통일부 장관 했던 분이 경제ㆍ사회분야를 알겠느냐”고 물었다. 짧은 시간에 이뤄지는 정책토론인 만큼 3차례의 정책위의장 경험, 서울시 부시장과 교육부 장관, 총리 등의 행정경험 등으로 볼 때 정책능력 면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할 것이라는 기대가 담겨 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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