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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살아있는 박물관 배다리 지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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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살아있는 박물관 배다리 지키자"

입력
2007.09.11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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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경인선 동인천역과 도원역 사이에 있는 인천 동구 금창동 일대 배다리 마을. 도로 곳곳에 ‘역사문화 유적 몰살하는 인천시는 반성하라’ ‘마을 양분 시키는 도로건설 결사 반대’ ‘지역경제 망치는 개발행위 중단하라’는 내용의 플래카드 10여개가 흩날리고 있다.

배다리 마을은 바닷물이 드나들던 수로에 해산물을 실은 배들이 철교 아래까지 드나들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역사문화유적이 곳곳에 산재해 인천의 살아 있는 박물관으로 불리기도 한다.

1897년 경인철도 공사가 처음 시작된 지점(옛 우각역)을 비롯, 우리나라 최초로 1892년 개교한 사립학교인 영화학교, 1907년 개교해 올해 100주년을 맞은 창영초등학교, 1920년 문을 연 인천양조장이 있다. 배다리 철교 모퉁이에 있는 헌책방 거리는 40여년동안 명맥을 이어 오고 있다.

하지만 고풍스러운 마을이 도로건설 등 최근 개발 바람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인천 동구 동국제강과 중구 신흥동 삼익아파트를 연결하는 산업도로는 길이 2,570m, 너비 50~70m, 왕복 6~8차선 규모. 시는 인천항을 이용하는 수출입 물품들을 쉽게 수송한다는 이유로 1998년부터 사업을 추진해 현재 공정률 45%를 기록하고 있다. 이 도로는 2011년 완공할 예정이다.

인천 배다리 마을이 포함된 400m구간에 대한 공사가 올해초부터 본격 시작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시는 특히 도로건설 과정에서 주민여론 수렴 없이 공사를 강행, 주민들의 큰 반발을 사고 있다.

시는 지난 달 초까지 공사를 2, 3차례 중단한 후 지난달 25일께 다시 공사에 들어갔으나 주민들이 현장에서 농성을 하는 등 반발, 공사가 다시 중단된 상태다.

문화예술단체와 주민들은 인천시가 무분별한 개발정책을 규탄하며 도로건설 백지화를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문화단체와 주민들은 ‘배다리를 지키는 인천시민모임’을 결성, 역사문화 공간을 적극 보전하자는 범시민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역사 유적이 많은 곳에 도로가 생기면 유적이 훼손당하거나 문화적 분위기가 크게 해칠 것”이라며 주민 4,000여명의 서명을 받아 최근 탄원서를 인천시에 제출했다. 또 지난 6월 이 곳에 인터넷 카페를 열고 정기적인 전시회를 열고 있다.

시민모임 이성진(47) 집행위원장은 “인천 근현대 문화유산을 사수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이자 권리”라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40년동안 헌책방 거리가 있고 100년 된 학교와 교회가 있는 배다리 마을은 서민의 애환을 담고 있다”며 “어떤 일이 있더라도 이 마을을 지켜 내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이미 많은 예산이 투입돼 공사를 중단하기는 힘들다”며 “배다리마을 지역에서는 도로를 지하화하거나 우회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송원영 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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