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항소심서 집유

회사 돈 900여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 받았던 정몽구(69) 현대ㆍ기아차 회장에게 항소심에서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10부(이재홍 수석부장판사)는 6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배임, 횡령) 혐의로 기소된 정 회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정 회장이 각계 인사들로 사회공헌위원회를 구성해 2013년까지 8,400억원을 출연, 저소득층을 위한 문화시설 건립 및 환경보전 사업 등에 쓸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사회봉사명령도 내렸다. 준법경영을 주제로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원들에게 강연을 하고, 일간지 등에 준법 경영과 관련된 기고를 할 것도 함께 주문했다. 사회봉사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집행유예가 취소된다.

재판부는 “기업이 비자금을 조성해 온 관행이 존재했고 비자금 중 개인 용도로 사용된 부분이 적은 점, 범행 후 투명경영을 위해 노력하고 범행에 관여한 정도가 미약한 점, 피해액을 대부분 회복하고 고령인 점을 고려했다”고 집행유예 선고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정 회장과 함께 기소된 김동진 현대차 부회장에게는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으며, 정 회장과 마찬가지로 사회봉사명령으로 준법경영을 주제로 한 강연과 기고를 주문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전성철기자 foryou@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