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작곡가 윤이상(1917~1995)의 부인 이수자(80)씨가 40년 만에 한국에 온다. 윤이상 평화재단은 6일 “이씨가 ‘2007 윤이상 페스티벌’에 참가하기 위해 10일 입국해 다음달 3일까지 한국에 머문다”고 밝혔다.
이씨는 독일에 거주하던 1967년 동백림(동베를린) 유학생 간첩단 사건으로 윤이상과 함께 한국에 연행됐다 40여일 만에 풀려나 독일로 돌아간 후 한국 땅을 밟지 않았다. 이씨는 1995년 윤이상 타계 이후 베를린과 평양을 오가며 지내왔으며, 지난해 국가정보원 과거사진실규명위원회가 동백림 사건이 확대, 왜곡됐다고 발표한 뒤에도 남편의 명예가 완전히 회복되기 전에는 고향에 돌아갈 수 없다며 한국 행을 거부해왔다.
윤이상 평화재단의 장용철 상임이사는 “지난 5월 이재정 통일부 장관이 이씨에게 과거 사건에 대한 유감 표명과 함께 초청의 뜻을 담은 편지를 보낸 것이 계기가 돼 한국 방문이 성사됐으며, 방한 기간 중 노무현 대통령과의 면담도 잡혀있다”고 밝혔다.
또 “통영국제음악제와 윤이상평화재단 설립 이후 윤이상의 음악에 대한 연구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윤이상의 명예 회복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본 듯 하다”면서 “‘이제는 가야 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딸 윤정씨와 함께 입국하는 이씨는 윤이상 페스티벌의 개막공연 등을 관람하며, 남편의 고향인 통영을 방문한다. 자신의 고향인 부산을 찾아 윤이상의 칸타타 <나의 땅, 나의 민족이여!> 가 한국 초연되는 장면도 지켜본다. 나의>
윤이상 탄생 90주년인 올해, 이수자씨의 고국 방문으로 윤이상에 대한 조명 작업은 한층 주목을 받게 됐다. 16일부터 한달간 열리는 윤이상 페스티벌을 통해 그의 작품 22개가 연주되고, 윤이상의 작품만 전문적으로 연주하는 서울 윤이상 앙상블(음악감독 김민)이 창단됐다. 젊은 작곡가를 발굴하기 위해 제정된 국제 윤이상 음악상도 첫 수상자를 기다리고 있다.
윤이상 평화재단 측은 “남북이 함께 윤이상의 전곡을 녹음하는 사업과 윤이상 아트센터 건립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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