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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 감독의 서장훈 다루는 법…'9년 터울' 떠나 친구같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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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 감독의 서장훈 다루는 법…'9년 터울' 떠나 친구같은 감독

입력
2007.09.11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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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을 끝으로 생애 두번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국보급 센터’ 서장훈(33). 그는 원 소속구단 삼성과 협상이 결렬된 뒤 4년 22억4,000만원을 제시한 전자랜드, 4년 18억원을 내민 모비스를 뿌리치고 4년 16억원에 그친 KCC를 택했다.

언뜻 보면 납득이 안 가는 선택이었다. “돈을 떠나 명예롭게 선수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는 팀을 골랐습니다. 대스타인 허재 감독님과 함께 농구를 해보고 싶기도 했고요.”

허재(42) 감독은 ‘농구 대통령’으로 통한다. 중앙대 1학년이던 84년부터 왼쪽 가슴에 태극마크를 단 허 감독은 2004년 원주 동부에서 은퇴할 때까지 한국농구의 아이콘이자 아시아의 간판스타였다.

서장훈도 농구에서는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별이다. 연세대 1학년이던 93년부터 국가대표로 뛴 서장훈은 207㎝의 큰 키를 이용한 덩크슛을 비롯, 민첩한 드리블, 정교한 3점슛, 자로 잰 듯한 어시스트 등을 두루 갖췄다.

둘 사이에는 공통분모가 있다. ‘농구 대통령’, ‘국보급 센터’라는 찬사를 받으면서도 ‘악동’이라는 달갑지 않은 소리도 들어야 했다. 둘은 이따금 심판 판정에 노골적인 불만을 표하다 징계를 받았고, 코트에서 동료들과 볼썽사나운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두 ‘악동’이 한솥밥을 먹고 있다. 대표팀이 아닌 소속팀에서는 처음이다. 더구나 한 사람은 감독, 한 사람은 고참 선수로 만났으니 주위에서 불협화음을 우려하는 것도 사실이다. 정말 그럴까.

허 감독은 “나도 (서)장훈이 나이 때 선수로 뛰어 봤으니 누구보다 그 마음을 잘 안다”며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서장훈은 “감독님은 나랑은 비교 자체가 안 되는 분”이라며 머리를 조아린다.

지난 7일 경기 용인시 마북리에 있는 KCC 전용체육관에서는 선수단 회식이 있었다. 먹음직스럽게 구워진 갈비와 함께 테이블엔 시원한 소주도 놓여 있었다. 허 감독은 소주 병마개를 딴 뒤 서장훈에게 한잔 권했다. “장훈아, 오랜만인데 맘껏 마셔라. 너랑 (추)승균이는 내일 운동 안 하고 쉬어도 좋다. 고참이 그런 맛도 있어야지.” 사석에서 허 감독과 서장훈은 9년 터울을 떠나 허물없는 친구였다. ‘농구 천재’들의 화음이 기대된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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