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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朴, 회동 대화록/ 이명박 "둘이 힘 합치면…" 박근혜 "잘하시리라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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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朴, 회동 대화록/ 이명박 "둘이 힘 합치면…" 박근혜 "잘하시리라 믿어"

입력
2007.09.11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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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7일 먼저 회동 장소인 국회 귀빈식당에 도착, 입구에서 뒷짐을 진 채 서성이며 박근혜 전 대표를 기다렸다. 나름의 예를 갖춘 것이다.

기자들이 만남의 의미를 묻자 이 후보는 “만나면 좋죠. 우리당 끼리인데”라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5분쯤 후 도착한 박 전 대표는 특유의 환한 웃음을 지으며 도착, 이 후보에게 “어떻게 지내셨어요”라며 반갑게 악수를 나눴다.

이날 회동은 강재섭 대표가 20분간 배석했고, 이후 25분 동안 이 후보와 박 전 대표간 비공개로 진행됐다.

공개 회동에선 이 후보는 연신 “혼자 힘으론 안된다”고 협력을 요청했고, 박 전 대표는 여러 번 축하 인사를 했지만 비교적 말을 아끼는 편이었다. 비공개 회동에서 이 후보는 주로 현대건설 재직 당시 경험담을 얘기하고 박 전 대표는 경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이 후보는“16개시^도별 선대위를 잘 구성해서 운영해야 하지않겠느냐”고 했고 박 전 대표는“당에서잘 판단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박= 역사에 남는 경선이 되었어요. 다시 한번 축하드리겠습니다.

이=고맙게 생각을 하고요. 지난 번에 우리가 지리산에 가서 당원들, 위원장들과 이야기하면서 정치사에 없었던. 실제 그렇고 정말 고맙게 생각하고, 요즘 저쪽 당이 뒤따라 경선한다고 준비하더라구요. 토론회 한다고. 하여튼 우리 박 대표께서 큰 일 하셨습니다.

박= 이번에 후보께서 지지도 높으시고, 한나라당의 후보가 되셨으니 여망을 꼭 이뤄서 정권을 되찾아 주시기 바랍니다.

이=저도 우리 박 대표님 하고 저하고 둘이 힘을 합치면 정권 찾아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합니다.

맹자 글을 보니까 ‘이인동심 기리단금’ (二人同心 其利斷金)이라고, 두 사람이 힘을 합치면 쇠도 끊는다고 합니다. 저도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길을 잘 열어서 나가도록 그렇게 하겠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진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박=화합해 가지고 노력을 해야 할 겁니다.

이=예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저 혼자 힘으로 되지 않습니다. 저쪽이 정치공학에 능한 사람들이니까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모르지만 우리가 단합하면 저 사람들보다 우리가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강 대표=저도 문자를 좀 써봐야겠습니다. 고장난명(孤掌難鳴)이라고. 손바닥도 두 개가 합쳐져야 소리가 나고 새도 한 날개로는 따라갈 수도 없고 수레바퀴도 하나 가지고는 똑바로 갈 수가 없고 하니까 두 분이 손바닥을 딱 쳐서 잘 큰 소리 내시면 제가 잘 뒷받침해서 정권창출 하겠습니다. 두 분 손바닥 한번 치세요.(웃음)

박=기사화가 많이 되는 게 당이 하나가 되어서 정권을 되찾아 와야 하는데 다른 캠프, 상대 캠프에 대해서 의원이나 당협위원장의 문제라든지, 당의 노선이나 운영 이런 것들이 기사화가 많이 되었잖아요.

당의 앞날에 대해 걱정을 하시고 그러는데, 이 후보께서 이제 후보가 되셨으니까 그런 것들을 잘 알아서 잘 하시리라 믿습니다.

이=그럼요. 그럼요. 저는 이제는 저는 벌써 잊어버렸습니다. 중간에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만 서로 이해할 만한 것은 직접 이야기하고 제가 아주 잘 하겠습니다. 사람 중심으로. 혹시나 싶어서 그렇게 걱정하는 의원들도 계신다고 하더라구요.

강=어느 캠프에서 일했나 그것 보다도 누가 더 능력 있나 그것을 보고 하셔야죠.

이=그쪽 캠프에서 일한 사람들이 능력있는 사람이 더 많아요 제가 보기에도.

박=캠프에 계신 분들이 섭섭하시게.

이=우리 박 대표께서 협조해주시면 많은 사람들하고 힘을 합쳐서 잘 하겠습니다. 앞으로 선거에 임박해서 중요한 일들은 상의를 하겠습니다. 중요한 일들은 수시로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박 전 대표는 회동을 마치고 나오면서 “정권교체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선대위 얘기는 하지 않았다”며 “우리가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박 전 대표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 외에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회동 소감에 대해“경선이 끝난 이후 가장 흡족했다”고 말했다고 나경원 대변인이 전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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