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투자 바람을 타고 주가 2,000시대의 원동력이라는 찬사를 받던 주식형펀드의 증가세 최근 뚝 떨어졌다.
직접투자 못지않던 수익률도 증시가 조정기에 접어든 이후 주저앉으면서‘펀드도 한 물 간 것 아니냐’는 우려의 소리까지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앞으로는 펀드의 시대”임을 강조하고 있다. “잘만 고른다면 지금이 투자 적기”라는 얘기도 빠뜨리지 않는다.
증시 식으니 덩달아 미지근
국내와 해외를 합친 전체 주식형펀드의 순자산 총액(펀드설정액+운용수익)은 지난달 28일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1월 2일 50조4,720억원으로 출발, 불과 8개월 만에 2배 규모로 늘어난 셈이다.
3년 전인 2004년 말(약 8조9,000억원)과 비교하면 그야말로‘상전벽해’ 수준이다.
하지만 이 같은 증가세는 최근 눈에 띄게 약화하고 있다. 9월 들어 주식형펀드 수탁액은 하루 1,401억~1,664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종합주가지수(코스피)가 고공행진을 벌이던 7월 순유입 자금이 하루 3,400억∼6,700억원이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규모다.
지난달 31일에는 되려 737억원이 줄어, 1개월 만에 처음 감소세를 보이기도 했다.
굿모닝신한증권 이계웅 펀드애널리스트는“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했던 국내 투자자들이 글로벌 증시 조정을 겪으면서 관망하는 분위기로 돌아섰기 때문”이라며“당분간 펀드로의 자금유입 속도는 둔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래도 해답은 펀드투자
그렇다면 펀드 투자도 잠시 미뤄야할까. 전문가들의 대답은 ‘아니올시다’이다. 단기적인 유입세의 변화는 있어도 ‘펀드 시대’의 거대한 흐름은 바뀌지 않으니 지금이라도 투자하라는 것이다.
신영증권은 지난 주 보고서에서 “국내 주식형펀드 규모가 앞으로 5년 내20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승우 애널리스트는“2006년 말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우리 펀드시장의 비중은 23%로 선진증시 평균(51.4%)보다 훨씬 낮고 전체 펀드시장에서 주식형펀드 비중도 34%(올 7월 말 기준)로 선진국의52.3%에 크게 못 미쳐 앞으로 발전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퇴직연금과 주식 비중이 계속 확대될 국민연금, 성장세를 이어갈 변액보험 등 3총사가 국내 펀드시장의 선진화를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나대투증권 웰스케어센터는 9월 펀드 전망에서“해외보다 상대적 강세가 예상되는 국내 주식형펀드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해외펀드는 서브프라임 관련 피해가 연장될 가능성이 있는 선진국보다는 중국 등 아시아 시장을 눈 여겨 보라”고 주문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은“국내 주식형펀드 가운데서도 주가조정기에 쉽게 떨어지지 않는 중?소형 가치주펀드와 빠른 회복력을 보이는 대형성장주펀드가 중?장기적으로 유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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