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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수염 빈 라덴… 3년만에 비디오서 건재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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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수염 빈 라덴… 3년만에 비디오서 건재 과시

입력
2007.09.11 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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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마 빈 라덴은 건재했다.

9ㆍ11 테러 6주년을 앞두고 7일 빈 라덴의 새 비디오가 알 자지라 방송, CNN 방송 등을 통해 공개됐다. 2004년 10월 미국 대선 직전 비디오에 출연한 이후 3년만에 모습을 드러낸 빈 라덴은 사망설 등을 불식시키며 알 카에다와 자신의 건재를 과시했다. 비디오에서 빈 라덴은 종전과 달리 노골적인 테러 위협을 담지는 않았지만 미국인을 향해 설교하고 조롱하는 모습은 여전했다.

빈 라덴은 26분 정도 분량의 비디오에서 미국민을 향해 “미국은 겉보기는 강하지만 약하다”면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전 패배를 인정하기를 거부하면서 구 소련 지도자들이 한 실수를 되풀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민주당도 이라크전을 중단시키지 못할 것”이라면서 “실질적인 권력과 영향력이 자본가들에게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라크전을 끝내려면 두 가지 방법이 있다면서 “하나는 우리가 미국에 대한 전쟁과 살해 행위를 더욱 가속화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인들이 이슬람을 수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서방 자본주의 기업들을 지목하는 등 전에 없던 환경 문제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3년만에 공개된 빈 라덴은 3년 전의 회색 수염과 달리 턱수염을 검게 염색해 한결 젊어졌다. 눈과 코도 종전과는 조금 달라진 모습이었다. 그는 자신이 출연한 비디오가 새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민주당의 중간선거 승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당선 등도 언급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비디오 공개에 대해 “그의 건재를 확인한 것이 가장 중요한 메시지였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유럽 당국이 수 년 간 알 카에다 지도부를 패잔세력으로 규정하고, 유럽과 중동의 폭탄테러도 빈 라덴과 관계없는 자생 조직의 소행으로 치부해왔으나 실제로는 알 카에다가 미국에 맞서 조직을 재건하면서 점점 더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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