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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미래를 만든다] <5·끝> 해양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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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미래를 만든다] <5·끝> 해양에너지

입력
2007.09.11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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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언제나 물 때를 지켜 들고 빠진다. 쉬지 않는 파도는 바라보는 이들을 깊이 사색에 빠지게 하곤 한다. 이런 무상한 바다의 움직임은 문학적 상상이나 성찰의 근원만이 아니다. 무궁무진한 에너지원(源)이기도 하다. 태양계가 사라지지 않는 한 존재하는 에너지원이다.

■ 밀물과 썰물-조력 발전조력- 밀물과 썰물 수위 차를 이용한 댐 발전… 가로림만에 고리 1기 용량 발전소 추진

조수간만이나 해수의 흐름, 파도의 움직임 등을 에너지원으로 개발하는 해양에너지는 청정 신재생 에너지 중에서도 상용화에 가까이 가 있는 분야다.

대표적인 게 밀물과 썰물 사이의 수위 차를 이용한 조력 발전. 한국수자원공사는 2009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조력발전소를 건설중이다.

연구개발을 맡은 한국해양연구원 연구팀이 최적 용량을 계산한 결과 254㎿급으로 밀물 때 터빈을 돌리는 방식이 가장 효율이 높고 친환경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조력발전은 하루 두 차례 꼬박꼬박 일어나는 밀물과 썰물의 수차를 이용한 발전이다. 바다에 댐을 쌓아 밀물 또는 썰물 때 바닷물을 가두었다가 썰물 또는 밀물 때 수문을 열면 수력발전처럼 낙차에 의해 터빈이 돌아가 전기를 만든다.

밀물과 썰물을 만드는 힘은 지구와 달, 태양 사이의 인력이라 태양계가 통째로 사라지지 않는 한 고갈될 우려가 없다.

이산화탄소도 발생하지 않는 무공해 에너지다. 밀물과 썰물의 시간과 수위는 정확하게 예측이 가능해 전기 생산이 들쭉날쭉할 우려도 없다. 긴 비가 올 때는 꼼짝없이 개점 휴업인 태양광 에너지보다 훨씬 안정적이다.

가로림만에도 500㎿급 조력발전소를 건설한다는 목표로 한국서부발전이 타당성 조사를 벌이고 있다.

■ 바닷물의 빠른 흐름-조류 발전조류- 바닷물의 빠른 흐름으로 터빈을 가동, 해남 울돌목에 시설… 세계 곧 상용화 꿈

조류발전은 댐을 만들지 않고 바닷물의 흐름이 터빈을 돌리도록 하는 발전 방식이다. 그만큼 흐르는 속도가 빨라야 한다. 전남 해남 앞바다 울돌목에 해양연구원이 20㎾급 시험발전을 실시한 데 이어 현재 1㎿급 시험조류발전시설을 건설 중이다.

울돌목의 유속은 최대 초속 6.5m, 평균 초속 5.5m다. 해양연구원 이광수 박사는 “한강에 홍수가 나서 무시무시하게 흐르는 속도가 초속 2m이며 초속 5,6m면 폭포가 떨어지는 수준”이라고 설명한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명량대첩의 공적을 올린 데에는 이런 사실이 숨어 있었던 것이다.

조류발전은 세계적으로 아직 상용화된 사례가 없다. 바닷물의 흐름으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수차효율이 미흡한 탓이다. 하지만 최근 고효율의 수차가 개발되면서 급속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

이 박사는 “유속이 초속 2m 이상이면 경제성이 맞는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조류발전은 풍력발전과 같아서 시시때때로 바닷물의 속도와 방향이 변해 단속(斷續)적이라는 점이 한계”라고 말한다.

터빈이 일정하게 돌지 않으면 만들어지는 전기도 들쭉날쭉한 저급의 전기가 생산된다. 연구팀은 이러한 저품질 전력을 고품질로 바꿔주는 전력변환 장치를 자체 개발, 빠른 유속과 싸워가며 수차를 설치하는 건설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 파도의 움직임-파력 발전파력- 파도위에 발전기 띄워 육상으로 연결… 500㎿급 발전설비 기술개발 완성 단계

중단 없는 파도의 움직임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파력 발전도 한창 연구가 진행중이다. 파도가 일렁이는 바닷물 수면에 발전기를 띄워놓고 전선으로 연결해 육상의 변전설비로 전달한다.

일렁이는 파도는 어떻게 전기를 만들 수 있을까. 2001년 해양연구원 홍기용 박사팀이 실험했던 파력 발전은 밀폐된 공기실 안에 공기가 흐르는 통로를 만들어 바다 수면에 띄워놓고, 파도에 따라 흔들릴 때마다 통로를 지나치는 공기의 흐름이 터빈을 돌리도록 한 방식이었다.

해양연구원은 이 파력 발전 설비를 경남 울산 주전동 앞바다에 띄워 데이터 수집에 나섰으나 예기치 못한 태풍으로 유실됐다.

현재 500㎾급 실증 발전설비에 대한 기술개발이 완성된 단계다. 보통 가정의 전력수요가 3㎾의 시설용량을 갖추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100가구 이상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홍 박사는 “파력 발전의 핵심은 파도의 운동에너지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흡수해 전기로 변환하느냐”라며 “진동형의 경우 세계적으로 15% 효율에 이르는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실증을 해봐야 하겠지만 우리도 이 정도 기술을 확보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사실상 우리나라는 신재생에너지 자원도 부국(富國)이라고 할 수는 없다”며 “하지만 온실가스로 인한 환경문제가 심각하게 다뤄져 화석연료를 사용한 에너지 단가의 상승을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 조력 발전 등 해양에너지야말로 우리가 버려둘 수 없는 자원”이라고 말했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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