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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양균-신정아' 파문/ 검찰 "이메일에 연인이 주고받을 법한 낯뜨거운 내용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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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양균-신정아' 파문/ 검찰 "이메일에 연인이 주고받을 법한 낯뜨거운 내용 있다"

입력
2007.09.11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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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양균(58) 청와대 정책실장이 신정아(35)씨와 이메일 등을 주고받으며 빈번히 접촉해 온 사실이 10일 밝혀짐에 따라 두 사람의 ‘부적절한 관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이 신씨의 컴퓨터를 압수해 아직 절반도 복구하지 못했다는 이메일 등에선 변 실장이 신씨가 동국대 교수에 임용된 2005년 9월 이전부터 가까운 사이였음을 뒷받침하는 내용이 다수 발견됐다.

두 사람이 최소 3년 이상 관계를 유지한 사이라는 이야기다. 신씨는 변 실장과 주고 받은 이메일을 대부분 삭제함으로써 관계를 은폐하려 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미 복구했거나 삭제 되지 않은 이메일 내용에 대해 “연인 관계인 사람들이 주고 받을 법한 ‘낯뜨거운’내용도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두 사람의 관계를 드러낼 만한 또 다른 물증을 확보했지만 구체적인 확인은 거부했다. 다만 ‘사적인 물건’이며 직접적인 범죄 사실과 관계가 없다는 검찰 발표로 미뤄볼 때 사진이나 편지 종류가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두 사람의 만남이 우연이었는지, 아니면 누군가 한 쪽의 의도적인 계산에 의해 이뤄진 것인지는 베일에 가려 있다. 30여 년간 공직 생활을 해온 변 실장이 기획예산처 장관을 거쳐 권력 핵심인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승승장구 했던 인물임을 감안하면 신씨가 의도적으로 접근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처음 만났을 당시 두 사람은 불교 신자 집안, ‘예일대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신씨는 공교롭게도 해외 명문대 중 변 실장의 출신 학교(경제학 석사)인 예일대에서 박사 학위를 땄다고 거짓말을 했다. 엘리트 고위 공무원이자 미술에 조예가 깊은 변 실장에게도 젊고 능력 있고 ‘잘 나가는’ 미술 전문가로 알려진 신씨가 예사롭게 보이지는 않았을 터다.

더욱 의아한 것은 변 실장이 그 동안 보여 온 행동이다. 변 실장은 7월2~5일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지원하기 위해 노무현 대통령을 따라 과테말라에 머물던 중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장윤 스님과 간접 연락을 취했다.

장윤 스님이 6월29일 불교 관련 언론사를 상대로 기자 간담회를 열어 신씨의 학력 위조를 폭로한 지 얼마되지 않아서였다. 변 실장은 귀국 직후인 7월8일에도 장윤 스님과 만나 신씨 문제를 논의했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외국에서 전화를 걸고, 또 귀국하자마자 만사 제쳐두고 사건 폭로자를 만났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볼 때 두 사람이 단순 지인 관계가 아니라 그 이상의 관계일 수 있다는 추측을 가능케 하는 대목이다.

의문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프랑스 파리에 있던 신씨가 7월12일 한국으로 돌아와 나흘 뒤인 16일 미국 뉴욕으로 몰래 출국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서도 오가는 말이 많다.

동국대가 신씨의 예일대 박사 학위가 가짜라는 것을 발표한 시점은 7월11일. 하지만 동국대가 서울서부지검에 신씨를 고소한 시점은 무려 12일이나 늦은 23일이었다.

신씨로선 그만큼 도피 시간을 벌 수 있었다. 신씨가 1억원 가까이 빚을 진 사실상의 신용불량자임에도 도피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지금까지는 의혹 수준의 언급만 있었으나 변 실장과 신씨의 관계가 드러난 이상 변 실장은 신씨 도피 생활의 후원자로 의심 받는 처지가 돼버렸다.

박원기기자 o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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