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한계의 척도 중 하나가 육상 남자 100m다. 100m 세계기록은 공식계측이 이뤄진 1912년 도널드 리핀코트(미국)이 10초6을 기록한 이후 68년 멕시코올림픽에서 짐 하인스(미국)가 9초95로 처음으로 10초 벽을 깼다.
이후 기록은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고, 91년 칼 루이스(미국)가 9초86으로 9초9 벽을 돌파했다. 99년에는 모리스 그린(미국)이 9초79를 찍으며 9초8대에 진입했다. 그리고 2005년 아테네 육상대회에서 9초77로 세계기록을 갈아치웠던 아사파 파월(25ㆍ자메이카)이 10일 이탈리아 그랑프리 대회에서 9초74로 세계기록을 새로 썼다.
그렇다면 인간은 얼마나 더 빨리 달릴 수 있을까. 96년 오바델레 톰슨(바베이도스)은 미국서 열린 한 육상대회에서 9초69를 기록했다. 그러나 뒷바람이 기록 인정기준(초속 2m)을 넘은 탓에 세계기록으로 공인 받지는 못했다.
몇해 전 일본의 스포츠과학자들은 역대 100m 세계기록 보유자들의 장점만을 모은 가상의 선수를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만들어 보니 9초50까지 기록 단축이 가능하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미국의 육상 전문가 라이더 박사는 역대기록 변천과정에 의해 추정해볼 때 2028년에는 9초34까지도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기록 단축의 전제조건으로 과학적인 트레이닝, 유니폼과 신발 개발, 경기장 시설의 발전, 첨단적인 주법(走法) 개발, 특수식품 개발 등을 꼽았다.
한국체육과학연구원 성봉주 박사는 “단거리, 특히 100m 기록은 바람의 영향, 스타팅 블록에서 출발속도 등이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하는데 많은 과학자들이 인간한계를 9초50으로 보고 있다”면서 “국내 선수들도 최근에는 신체조건에서는 서양 선수들에 뒤질 게 없지만 막판까지 스피드를 유지할 수 있는 스피드지구력이 떨어지는 게 문제다. 스피드지구력 등 전문 체력을 보완하고 과학적인 훈련을 지속한다면 한국기록 10초34는 조만간 깨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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