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으로 감독당국은 뒷통수를 맞았지만, 수출입은행은 표정관리중이다. 외환은행 지분 6.25%를 보유한 수출입은행 입장에선 론스타와 HSBC가 합의한 주당 매매가격이 국민은행과 계약 때보다 2,845원 높아져 1,000여억원의 추가 수익을 거둘 수 있게 됐다.
수출입은행은 현재 '태그 어롱(Tag Along)'권한이 있는 외환은행 주식 4,031만여주를 갖고 있다. 태그 어롱이란 1대주주(론스타)가 제3자(HSBC)에게 보유지분을 매각할 때 2,3대주주(수출입은행)가 동일 가격으로 자신의 지분을 팔아줄 것을 1대 주주에게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HSBC가 론스타로부터 주당 1만8,045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수출입은행이 태그 어롱 권한을 행사할 경우 7,270억원을 받고 지분을 팔 수 있다. 수출입은행의 주당 매입단가는 1만373원으로 약 3,093억원의 차익을 거둘 수 있는 셈이다.
이로써 수출입은행은 국민은행이 론스타와 외환은행 인수계약을 했을 때 예상했던 차익 1,946억원(주당 1만5,200원)보다 1,147억원을 더 받고 팔 수 있게 됐다.
수출입은행이 지난해 외환은행 지분 7.62%를 론스타에 팔고 얻은 차익 1,837억원을 더하면 수출입은행은 외환은행 지분투자로 최소 4,930억원을 벌어들일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 지분은 외환위기 이후 외환은행을 살리기 위해 한국은행으로부터 돈을 지원 받아 마지못해 '대리투자'를 한 것인데, 이제 와서보니 '황금알'이 된 셈이다.
최영윤 기자 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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