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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 병풍… 반기문 총장 관저 '한국의 美' 물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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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 병풍… 반기문 총장 관저 '한국의 美' 물씬

입력
2007.09.11 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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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임기 중 거주할 뉴욕 맨해튼의 총장 관저가 전통 한옥의 아름다움을 물씬 풍기는 모습으로 새롭게 단장됐다. 1월 개.보수에 들어간 지 약 8개월 여 만이다.

공사가 끝남에 따라 부인 유순택 여사는 지난 주말 새 집에 짐을 풀었고, 반 총장도 아프리카 순방을 마치면 그 동안의 호텔 생활을 청산하고 관저에서 지내게 된다.

이스트강을 바라보고 있는 맨해튼 57번가 ‘서턴 플레이스(Sutton Place)’에 자리잡고 있는 관저는 1921년 미국의 금융왕 J.P 모건의 딸인 앤 모건의 집으로 건축된 것이다. 영국 조지아풍의 4층짜리 타운하우스로 크기는 연면적 1,300평방 미터이다.

1972년 유엔에 기증돼 발트하임 전 사무총장 이후 총장 관저로 사용돼 왔으나, 50년 이후 개.보수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아 반 총장 취임에 맞춰 공사를 개시했다.

약 450만 달러(약 42억원)의 공사비를 들인 반 총장 관저는 영국식 주택에 전통 한옥의 아름다움을 접목시켰다. ‘동양과 서양의 조화’라고 내세울 만하다.

관저에서 1, 2층은 접견이나 모임 등 주로 공식 행사를 위한 공간이며, 3, 4층이 반 총장의 생활공간으로 이용된다.

이 중 가장 한국적인 정서가 우러나는 곳은 4층에 있는 게스트룸과 오리엔탈룸. 방문객 숙소인 게스트룸은 전주 한지로 장식됐으며, 가족이나 개인 손님을 맞을 때 사용되는 일종의 응접실인 오리엔탈룸은 충주시의 자금지원 아래 한도룡 홍익대 명예교수가 병풍과 뒤주 모양의 장식, 항아리 등을 이용한 한옥 인테리어로 꾸몄다.

유 여사가 가지고 온 전통장롱 등의 가구와 병풍이 관저의 멋스러움을 더하고 있으며, 2층 공식 응접실에도 병풍 등을 세워 총장관저를 찾는 세계 지도자들에게 한옥의 전통미를 선보이게 됐다.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계단 벽면에 걸릴 이두식 화백의 작품을 비롯, 구겐하임미술관과 메트로폴리탄미술관, 뉴욕역사학회 등에서 기증한 총 8점의 미술작품이 관저의 품격을 높여주고 있다.

LG전자는 TV와 오디오, 음향설비를 기증해 2층의 ‘비디오 콘퍼런스룸’ 등 시설을 최신 제품으로 개선했고, 시설 노후로 화재 위험성이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부엌과 다이닝룸 등도 현대식으로 탈바꿈했다. 이밖에 엘리베이터, 냉난방시설, 배관.배전 및 보안시설도 전면 개선됐다.

반 총장 측은 “경비.관리 인력을 제외하고 반 총장 가족으로는 본인과 유 여사만 상주할 것”이라며 “우려와 달리 공사가 일찍 끝나 반 총장도 매우 기뻐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장인철 특파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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